세상의 모든 가을이 남아있는 그곳 습지. ⑪ 곡성군 석곡면 2008년 12월 10일 (수) 10:05:40 전고필 고려의 신하 이규보가 눈 내리는 날 그리운 벗을 찾았다. 하지만 벗은 없었고 아쉬운 마음 그냥 돌이킬 수 없기에 말 채찍으로 쌓인 눈 위에 글을 남겼다. “雪色白於紙 /종이보다 더 하얀 눈 위에 擧鞭書姓字/ 채찍으로 내 이름 쓴다 莫敎風掃地/바람아 불지 마라 지워 버릴라 好待主人至/ 친구가 내 이름 볼 때까지 기다려 주렴” ▲ 반구정으로 들어서는 길. 제방아래에는 침수식물과 정수식물들이 가을을 삭히고 있고 오솔길에는 간섭없이 자란 나무들이 연신 가을을 떨어뜨리고 있다. 아! 내가 바람이었다면 그 간절한 마음 받아 들여 오늘까지 그 글을 간직해 주었을 것 같다. 기온이 하강하니 자연스럽게 따뜻..
아따 이 놈들 구성지게 잘하시
하루 언론 브리핑 2008년 12월 12일 (금) 졸속 예산, 국회 ‘도장’ 찍으라는 언론 [아침신문 솎아보기]경향, "4대 강 정비 7910억 설명 3줄" 2008년 12월 12일 (금) 05:45:04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세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 경제의 새해 전망에도 잿빛 구름이 드리웠다. 세계 각국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전문가를 총동원해 대책을 고심 중이다. 건설회사 CEO 출신 대통령을 둔 한국은 대대적인 건축 토목 사업을 대책으로 찾고 있다. '4대 강 정비사업'이 한국판 뉴딜 사업이라는 청와대 주장에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우리는) 과거 1930년대 뉴딜정책 당시 괭이나 삽을 들고 근로자들이 잔뜩 들어가 사업을 벌이는 시대와..
어디 통곡할 만한 큰 방 없소? 시인이 들려주는 시 ⑧ 오지호화백의 남향집 어디 통곡할 만한 큰 방 없소? 조정권 나 일하던 공간 편집실로 찾아온 오지호 화백 수염 모시고 사랑방으로 내려간다 저 수염, 광주 사람들이 무등처럼 올려다보고 있는 수염 한자사랑책 한권 주시더니 그동안 유럽에서 서너 달 계셨다 한다 ‘내가 광주에 있었다면 벌써 죽었을 거요 그애들과 함께 죽었어야 했는데’ (5월 17일에는 유럽 촌구석을 헤매고 계셨다는 것이다) 조 편집장, 이 사옥에 어디 혼자 들어가 통곡할 만한 큰 방 없소? 수염 부축하며 배웅해드렸다 하늘이 살려놓은 저녁해가 인사동 골목길에서 머리 쾅쾅 부딪고 있다 혼자 통곡할 수 있는 방을 설계하는 건축가는 없다, 시인뿐이다 ― 조정권 《떠도는 몸들》(창비·2005) 중 이..
책과 세상 http://www.ymca.pe.kr/108 어린이 책, 책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일대기를 소개하는 이야기책입니다. 민주화운동, 사회운동에 헌신해 온 운동가들뿐만 아니라 영성운동, 생명운동에 참여하는 분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를 스승으로 모시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제가 마음으로부터 스승으로 모시는 많은 분들 역시 장일순 선생을 스승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90년대부터 생협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장일순 선생의 이름을 들었지만, 제대로 선생을 알게 된 것은 돌아가신 후에 책으로 나온 최성현이 쓴 과 이현주 목사가 펴낸 와 같은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이 책을 살펴보면, 장일순 선생은 1928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할아버지 장경호 선생께 ..
하루 언론 브리핑 2008년 12월 11일 (목) 조중동, 시민단체-야당 결합 때리기 [아침신문 솎아보기] 보수단체 대규모 모금행사 2008년 12월 11일 (목) 09:00:23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국회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자 조중동이 야당 거들기에 나섰다. 11일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각각 시민단체와 소수야당의 횡포를 집중 거론하며 나란히 기사를 실었고,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야당의 '무책임성'을 비난했다. 한편,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100여 개 보수단체가 대규모 모금행사를 벌였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그 배경과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정권을 등에 업고 기업을 압박해 자금지원을 받아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다음은 11일자 아침신문 머리기사 제목이다. ..
미 ‘녹색 일자리’ 10년간 500만개 만든다 오바마, 매년 150억달러 대체에너지개발 투자 ‘그린 뉴딜’로 경기부양…기후정책 큰변화 예고 류이근 기자 “휘발유와 전기 충전을 병용하는 하이브리드카 100만대를 생산해 온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체의 생산라인에 수만명이 새로 배치됐다.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빌딩과 공립학교 건설 현장은 수백만명의 분주한 손놀림으로 활기차다. 소·닭·돼지 등 동물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활용해 전체 전력의 10%를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공장도 바쁘다. 태양열·열병합·풍력 발전소에서도 수십만 일자리가 생겼다. 전체 노동자의 3.6%가 넘는 500만명의 노동자가 새롭게 ‘녹색 일자리’를 찾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정권인수위가 최근 인..
여수·순천사건 - 구례, 큰 산 아래에서의 학살 2 소리는 공허했다 1996년, 여순사건 구례지역 유족들은 희생자 명예회복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2000년에는 '여순사건 구례유족회'(회장 박찬근)를 발족하였다. 자체적인 조사를 병행했다. 또한 여수.순천.고흥.보성 등 유족회와 함께 매년 10월 19일 합동위령제를 봉행했다. 2006년에는 구례군 서시천변 체육관 부근에 추모비를 건립하였다. 박찬근 외 113명의 유족들은 1998년 6월 11일, 양성철 의원의 소개로 국회에 "여순반란사건피해자명예회복을위한특별법제정에관한청원"을 제출하였다. 이 청원은 1998년 8월 14일자로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회부되었으나, 제15대 국회 회기 중 처리하지 못해 2000년 5월 29일자로 폐기되었다. 또한 19..
영화 '바벨'이 사악한 이유 1. 공간 영화는 네 개의 시퀀스(이야기의 기본 단위)들이 차례로 회전하면서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모로코 미국 멕시코 일본이 시퀀스의 배경이다. 특이한 것은 미국만이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점이다. 즉 미국 시퀀스는 미국땅이 아니라 ‘미국인’이다. 이 때 미국인은 연약하고 슬프고 잘 생겼다. 여행을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들의 여행은 즐김을 위해서가 아니라 결핍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길 떠남의 형식을 띠고 있다. 브래드 피트-케이트 블라쳇 부부는 어린 아이를 잃은(죽음) 슬픔 때문에 모로코로 패키지여행을 떠났고, 남겨진 자매는 엄마가 총에 맞아 예정된 날짜에 올 수 없게 되자 보모를 따라 멕시코로 나섰다. 모로코 멕시코 일본의 인물들은 자국의 공간에 있음으로 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