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지구온난화의 기름 정호(초록정치연대 FTA특위 위원장/ 환경분야 대변인) 문제인식 1. 최근에 국내에서도 소개된 제레드 다이어먼드의 책 에는, 한때 풍요로웠던 문화를 일구었던 남태평양의 고도(孤島) 이스터 섬의 주민들이 어떤 연유에서였는지 모르지만, 거대한 석상(石像)들을 부족간에 경쟁적으로 세우는 데 몰두한 나머지 석상의 제작과 운반에 필요한 나무를 함부로 베어냄으로써 마침내 불모화된 자연 속에서 절멸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이 생생하게 복원되어 있다. 생태계가 붕괴되고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최종 단계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마침내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동료인간을 죽이고, 식인(食人)까지 할 수밖에 없는 처참한 상황에 내몰린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오리라는 것을 그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우편물 속의 정기간행물들을 훑어보다가 생명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듬뿍 나눠주는 시 한편 발견하고 소개합니다. 온통 막히고 어두워져 견디기 어려운 요즘. 오랫만에 한 가닥 청량한 위로를 마신 기분입니다. / 수소 도 요 새 이 학 영 새 중에 도요새라는 이름의 새가 있다. 도요새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어서 그 생김새와 크기에 따라 민물도요, 세가락도요, 좀도요, 삑삑도요 깜짝도요, 노랑발도요, 뒷부리도요, 큰뒷부리도요 청다리도요, 중부리도요, 마도요, 흑꼬리도요 이름도 색색가지 꽃처럼 제 각각 다른데 대충 두 손으로 안으면 목련 봉우리만한 것 까지 있는데 손으로 들어올리면 그거나 그거나 거지반 달걀 하나 정도 무게라는데 그것들이 찬바람 불어오면 먼 시베리아에서부터 날아와 내 사는 동네 가까운 바닷가..
나희덕시인의 예전편지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자카리아 모함마드씨에게 당신을 알기 전에는 나희덕시인 자카리아 모함마드 씨 당신을 알기 전에는 팔레스타인, 레바논, 이라크라는 지역이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아주 먼 곳이라 여겨 왔습니다. 그곳을 오래도록 괴롭혀 온 분쟁과 폭력 또한 내가 잠들거나 수저를 드는 일에 대해 머뭇거리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한국에 와서,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대학에 강연을 와서 만나게 된 이후로 팔레스타인은 더 이상 저와 무관할 수 없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신문을 보다가 그곳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 마치 제 피붙이의 일처럼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옵니다. 두어 번 만난 작가와의 인연이 그 공간적 거리를 한순간에 무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저도 놀랐습니다. 당신이 들려준 ..
‘못난 놈들아, 이제 다시 시작이다’ 곽병찬칼럼 » 곽병찬 논설위원 ‘긴 여름해 저물어, 조기 한 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며 돌아갈 곳도 없는 못난 놈들아! “벌써 만 리 밖의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맞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말하지 않아도 단박에 그 시름을 알고, 가슴속 불덩어리를 느끼고, 억지로 삼키는 눈물 콧물을 눈치챈다. 고향을 따질 필요도, 출신 성분을 가릴 필요도 없다. 그저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켜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신경림 에서)일 뿐이다. 보기만 해도 흥겨우니, 남 탓할 겨를이 없다. 거짓말로 선동할 일도 없고,..
‘각론’으로 맞서고 ‘지역’에서 시작하자 고유기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처장) 고유기 혹시, ‘폭동’을 바라고 있나? 이 질문은 이명박 정권에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고 이에 맞서려는 시민사회운동을 포함한 이른바 ‘진보진영’에게 던지는 것이다. ‘폭동’에 대한 언급은 경제학자 우석훈 씨가 최근 꺼내든 것이다. 이른바 ‘빈곤형 경제빅뱅’을 예견하면서 내놓은 위기감의 표현이다. 그런데 그가 쓴 글은 단지 위기감을 부풀려 표현한 ‘선동’이 아니었다. 그의 진단은 결론적으로 한국경제가 “좋든 싫든 중남미형 경제로 깊숙이 들어가 있다. 중남미에서 언제 폭동이 일어났고, 어떻게 전개됐는지, 내년 연초 경제팀은 그것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처방도 잊지 않고 내놓고 있지만 한국의 경제빅뱅이..
[12월 17일] 죽음아, 올 테면 오너라, 용감하게 맞아주마 - 베토벤 12월 | 2008/12/17 08:00 정윤수 1827년에 제작된 베토벤 데드마스크유서는 통상의 일기나 편지나 에세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단어나 문장을 쓰더라도, 절박하다. 마지막 몇 마디이기 때문에 '안녕!'이라고만 해도, 그것을 남긴 자의 주위 사람들은 수만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유서는 마지막 말이기 때문이다. 중국 근대의 혁명기에 큰 족적을 남긴 혁명아 취추바이의 유서는 뭔가 '중국스러운' 데가 있다. 그는 1935년에 국민당 군대에 체포되어 그해 6월에 처형 되었는데, “자, 이제 어설픈 연기는 끝났고, 무대는 텅 비었다. 떠나기 싫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라는 탄식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의 제목도 '사족'이다..
2008, 12. 4-5일에 생명평화결사에서 주최한 '글로벌 위기시대, 생명평화의 길을 찾는다' 포럼에서 김용우님이 발표하신 글입니다. 대안적 삶, 운동의 방향 김용우 (무위당 좁쌀만인계 사무국장,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1) 글로벌 위기시대 - 탐욕스런 지배체제와 욕망의 삶의 위기시대 현재의 위기를 글로벌 위기시대라고 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현재의 위기는 산업혁명 이후 세계를 지배해온 탐욕스런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이자 금융자본주의의 파산이다. 그러니까 탐욕스런 글로벌의 위기이다. 글로벌은 무차별적 탐욕에 기초한 신자유주의의를 용어에 담고 있다. 그러나 생명평화의 입장에서 보면 생명계 자체가 우주적 그물코로 이루어져 있고 세계화라는 용어는 산업적으로 가공된..
"이 '똥 덩어리'야, 기어이 나라를 말아먹을래!" [홍성태의 '세상 읽기'] '4대강 살리기'는 '강부자'를 위한 대운하 기사입력 2008-12-16 오후 12:06:05 저녁에 서울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안국역에서 경복궁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머리 위에서 소음이 들려서 고개를 돌려보았더니 전철 안에 설치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그런데 그 소리는 다름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이었다. 녹음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이 방송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조용히 해야 할 곳에 텔레비전을 설치해서 영상과 소음 공해를 유포하는 이 텔레비전 자체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이런 시설을 이용해서 소음 공해를 일으키고 있으니 정말 문..
"돈 없으면 삽질이나 하라고…그럼 당신은?" [홍성태의 '세상 읽기'] '삽질 경제'에 희망은 없다 기사입력 2008-12-12 오후 3:15:48 경제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제대로 반성하지 않으면서 계속 세계 경제를 탓하거나 김대중·노무현을 탓하고 있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이나, "잘 하면 내 덕 못 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한심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탓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김대중·노무현의 문제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승만·박정희에게 있다. 특히 박정희는 현대 한국 사회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그가 만든 사회체계, 곧 '박정희 체계' 속에서 살고 있다. '선진화'는 무엇보다 여기서 벗어나는 것을 뜻..
2008, 12. 4-5일에 생명평화결사에서 주최한 '글로벌 위기시대, 생명평화의 길을 찾는다' 포럼에서 윤형근님이 발표하신 글입니다. 또 다른 길을 찾아서 윤형근 □ 경제 위기 혹은 대공황 1.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안하던 미국 경제가 지난 9월 중순 메릴린치, 리먼브라더스 등 연이은 투자은행의 파산으로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기축통화의 나라 미국의 경제위기는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 위기가 한국도 강타하고 있다. 정부의 주문으로 연기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폭등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부도가 연이어지고, 그마나 한국경제를 지탱해 오던 수출입도 급강하하며,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들도 들린다. 1.2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한국경제도 총체적인 위기 국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