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는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라기보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미술현장들 중 하나의 ‘목적지’다.”
광주비엔날레 오쿠이 엔위저 예술총감독은 24일 전남대 예술대에서 열린
‘글로벌 인스티튜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쿠이 감독의 ‘목적지’ 발언은 아시아권에서만 10여개의 국제미술행사들이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비엔날레의 현주소와 지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지적이었다.
글로벌인스티튜트는 광주비엔날레 부대행사로, 지난 8월에 이은 두번째 순서.
이날은 26일부터 시작될 국제심포지엄을 앞둔 사전 세미나 성격으로,
세계화 속의 현대미술에 대해 전대 미술대 학생들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국내외 예술학도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는 오쿠이 총감독이 세계 비엔날레의 흐름 속에서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이어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오쿠이 감독은
“비엔날레의 출발은 19세기 앞선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력 과시를 위해 시작된
만국박람회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으며,
이 흐름은 냉전이 해체된 1989년 이전까지도 이어졌다”며
“하지만 90년대 들어 국가간 이동과 정보접근이 쉬워지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90년대 세계적으로 30~40개의 국제 미술행사들이 잇달아
등장한 ‘비엔날레 열광의 시대‘는 그런 배경 위에 있었다는 것.
이같은 세계 정치사적 흐름은 문화예술계의 개념도 바꿔놨다.
예를 들어 과거엔 ‘최신 예술을 보고 싶다면, 베니스에 가야한다’고 했다면,
지금은 목적에 따라 곳곳의 비엔날레를 찾아다녀야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따로 없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쿠이 감독은 이런 흐름의 저변에 국제적 도시가 되려는 각 도시들의 열망도 깔려 있다고 했다.
“90년대 이후 ‘세계적 도시’를 열망하는 도시들이 등장 했는데,
광주를 비롯해 일본 요코하마와 브라질 상파울로, 중국 상하이 등 비엔날레를 여는 도시들은
각 나라의 제1도시는 아니지만 강력한 내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가운데 그가 광주에서 본 에너지는 5·18이라는 역사였다.
또한 이 도시들은 어느 하나가 중심이거나 주변이 아니라
수평적 위치에서 나름의 스타일과 스케일을 펼치고 있는데,
그는 ‘오프 센터(off center·중심이 아닌)’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광주비엔날레가 세계적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아닌,
그렇다고 주변이지도 않은,
세계인들이 찾아가는 목적지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는 그의 주장은 이같은 맥락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오전 세미나에 이어 오후 광주비엔날레 전시으로 일정을 마쳤다.
둘째날인 25일에는 ‘왜 광주에서 비엔날레여야 하는갗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5·18과 광주정신’을 주제로 공개토론을 이어간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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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세계인이 찾아가는 목적지 중 하나” | ||
오쿠이 총감독 세계미술 속 광주비엔날레 현주소 언급 | ||
이광재 jajuy@gjdream.com ![]() | ||
기사 게재일 : 2008-09-25 06: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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