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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순례] 52일차(10.25) - 기도 순례의 첫 발걸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글쓴이 : 불교환경     날짜 : 08-10-28 09:27     조회 : 1    

         

<52일차(10.25) 소식>

 

- 기도 순례의 첫 발걸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

 

‘기도-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오체투지 순례가 이제 마지막 하루 순례 여정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제 이 시점에서 첫 발걸음을 생각해봅니다. 시작과 끝이 하나이듯이 순례의 첫 발걸음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발걸음이며, 첫 기도가 지금의 기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국민의 희망을 위한 기도 순례는 계속 될 것입니다.

  

<길에서 길을 찾는 순례>

오체투지 순례단은 지난 9월 2일 서울에서 발걸음을 시작하여, 우리 시대의 아픔이라 할 촛불의 현재, 비정규직의 공간, 사라져가는 생명의 터전을 되집어 보았습니다. 모두 눈길두기 어려운 시대의 아픔이었습니다. 그곳은 오만한 권력이 국민을 소외시키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을 소외시키고, 사람이 생명의 터전인 자연을 소외시키는 현장이었습니다.

 

조계사의 촛불 농성장도 서울역과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도, 사라져가는 새만금 갯벌도 우리 시대의 모습입니다. 누구 하나의 관심도 없다 하여도, 이 현장 모두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만든 모습이며, 우리 모두가 잊고 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오만한 권력에 상처받은 국민이 있었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목숨을 건 처절함이 있었으며, 우리 시대의 야만에 의해 사라지는 뭇생명이 있었습니다.

 

 

가는 곳곳마다 가슴을 짖누르는 아픔이 있었기에, 그를 바라보는 기도 순례의 첫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였습니다. 순례단은 이 아픔을 가슴에 안고, 지난 9월 4일 지리산 노고단의 하악단을 출발하였고 오늘까지 약 52일의 기간을 기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내일이면 기도 순례의 1차년도 여정이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지난 52일간의 여정이 하루 같기도 하였고, 하루의 여정이 천일의 시간처럼 길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존귀하고 생명을 잉태하였던 대지에 나 자신의 몸을 낮추어 귀의하고,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국민의 마음이 평온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며, 우리가 찾아야 할 희망을 위한 기도를 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하루 같았던, 천일 같았던 순례 여정이 마무리됩니다. 너무나 뜨거웠던 지난 시간이 이제는 더 없이 쌀쌀해졌지만 순례길의 여정과 마음은 처음처럼 뜨겁기만 합니다.

 

 

이제 기도순례는 잠시 숨을 고르고자 합니다. 잠시 지나온 날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새롭게 모색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숨을 추슬러 출발하겠습니다. 비록 올해의 여정은 내일로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우리 국민을 향한 기도순례는 계속될 것입니다.

 

<52일 순례길>

이른 아침. 순례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가야 할 길은 순례단이 머물렀던 지경리 마을회관 전방에서 시작하여, 신원사로 가는 691번 지방도로 중간에 위치한 새동네에 이르는 구간입니다. 이제 52일차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일정 이후 내일은 순례단이 1차년도 순례 회향 예정지인 계룡산 신원사에 도달하고 회향할 예정입니다.

 

 

순례단이 아침 출발을 기다리는 시간에 ‘늦봄 문익환 학교’의 학생드링 도착하였습니다. 늦봄 학교의 두 선생님과 학생들은 오늘 순례에 참석하기 위해 어제부터 모임을 가졌습니다. 인근 마을의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해결한 학생들이 일렬로 큰 배낭을 둘러메고 길을 행진해 오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미지의 길을 떠나 자신이 목표한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대전지역대학생생불교연합회와 늦봄 문익환 학교 학생들, 성당에서 오신 신자, 멀리 서울 및 대구, 제주 등지에서 오신 많은 분들과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발걸음은 그동안 순례길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아침 출발을 함께 한 날입니다.

 

순례단에서 준비한 무릎보호대와 장갑을 끼고 모두가 확실하게 누웠습니다. 순례단의 좌우로는 미처 수확하지 못한 상태의 논들이 있고, 멀리 마을들이 눈에 들어오기는 하였지만, 매우 한적한 시골 지방도로였습니다. 눈을 들 때마다 거대한 계룡산의 아름다운 능성과 자태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침 시간의 자욱한 안개가 산자락을 둘러쌓고 있어 신비한 느낌조차 들기도 합니다.

 

 

신원사로 이르는 구간은 주변은 모두 농지였습니다. 덕분에 한적한 시골길에 소풍 나온 듯, 하지만 이마에는 여전히 땀방울이 맺히는 바쁜 일정의 순례였습니다. 서울 등에서는 비가 오고 있다며 순례단의 안부를 묻는 문의들이 많았지만, 이곳 순례길은 오전에는 청명한 하늘이, 오후에는 구름이 많은 하늘이 순례단을 내려다 보며 무탈하게 마지막 여정을 지켜주었습니다. 어제의 쌀쌀한 기온도 여전하였지만 무난한 기온이었습니다.

 

참 많은 분들이 오늘 하루 함께 하였습니다. 유모차에 어린 아이를 태운 어머니부터 시각장애우, 정당인, 지식인, 대학생, 농민, 해고노동자, 종교인, 중고생 등 다양한 분들이 각지에서 참여하여 순례길을 함께 하였습니다. 그리고 내일(26일) 마지막 순례 참여를 문의하는 전화가 계속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수호 선생님(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뉴스로 순례단을 접했을 때 죄송스럽고 부끄러워 할 말이 없었습니다. 막상 순례에 와보니 성직자들께서 표정이 좋아서 그런지 포근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시는 것 같다”며 한시름 놓았다 합니다. 이 선생님은 “자연이 조화로움 속에서 흘러가듯 우리의 마음도 그와 같이 흘러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선생님은 “사람으로 잘사는 길, 그것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안에 평화가 세상에 승화되어야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희망하였습니다. 오늘 참가자들의 마음 역시 이와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많은 분들이 함께주셔서 그동안의 순례길 중에서 가장 긴 길이의 순례단을 유지하며 나아갔습니다. 지동차가 주인이었던 도로에서 잠시나마 주인인 양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며 순례를 계속하였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하루 종일 있는 힘을 다해 4km의 긴 거리를 가는 속도로 하루 여정이 신원사 전방 약 3km 지점에 있는 ‘새동네’라는 이름의 마을에서 종료되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 윤병일(서울) / 박문진(대구) / 문정현 외 1명(평화바람) / 동묵 스님, 승묵 스님(금강정사) / 이해학 목사 외 6명(성남주민교회) / 신헌호(경남 양산) / 이경환(대불련) / 김창석 외 21명(늦봄문익환학교) / 정동수(제주) / 한주희(경기 안양) / 최영구 외 4명(대전시민광장) / 유영래 목사(전주전광교회) / 일도(평택) / 방상복 신부 외 6명(노인전문요양원 유무상통) / 송명숙(부안) / 송경숙 외 1명(전주) / 정범구, 김민웅 목사 외 2명(서울) / 최병문 외 4명(민족문제연구소) / 민만기(녹색교통) / 유상태 목사(경기도 광주) / 오성규(환경정의) / 심상민 외 5명(수락산성당) / 최권규, 최인자(조치원) / 세영 스님 외 3명(조계종 사회부) / 문대현 외 13명(평화동 성당)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였습니다. 모두 기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늦봄 문익환 학교, 대전시민광장, 한주희, 송상한 바오로, 김진(제일약국), 원명스님(금강정사), 신헌호(경남양산), 민족문제연구소, 최병문(민족문제연구소), 김희옥, 임태경, 지요하 막시모(태안성당), 황인칠, 이정연, 신원사 등에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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