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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순례소식(24일차/9.27)- 만족하며 함께 나누고 욕심없이 사는 길 -
  글쓴이 : 불교환경     날짜 : 08-09-29 16:02     조회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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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족하며 함께 나누고 욕심없이 사는 길 -


삽질경제. 참 논란이 많은 말입니다. 그 삽질경제를 위해 나라 전체를 논란에 쌓이게 한 대운하 정책을 추진하더니, 요즘은 남아도는 집이 문제라면서도 또 집을 공급하겠다고 합니다. 삽질경제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전체 인구 중 0.7%만을 위한 세금 정책이 추진된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세간의 근심이 많아지는 시절입니다.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기도로 시작되는 하루>
이른 아침. 여명이 오기도 전에 순례단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순례단의 아침을 밝히는 것은 아침 햇살이 아니고 기도입니다. 오늘도 문규현 신부님은 누구보다 먼저 잠에서 깨어 예배를 드립니다. 오체투지로 지치고 피곤한 몸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미사를 드리기 위해 전주 평화동 성당으로 갑니다. 오늘은 오전 순례 이후 성당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다녀와야 한다며 길을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까매진 얼굴색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말하지만, 그 얼굴색을 보는 마음은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순례 중 쉬는 시간마다 작은 수첩에 하루 하루의 여정을 기록하기도 하고, 참가자들과 일일이 평온한 마음을 나누기도 합니다.

 

신부님은 잠을 잘 청하지 못하시어 진행팀이 걱정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오늘도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기도로 하루 여정을 시작합니다.

<자연의 소리, 사람의 향기>
순례단이 묶었던 임실성당은 참 예쁜 곳이었습니다. 성당 사제관 벽면의 능소화 4그루에서는 합창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능소화 덩굴이 벽면을 채우고, 그 잎 사이 사이마다 참새 등이 수십 마리씩 들어와 합창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 사제관 앞에서 한참을 서서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참 아름다웠습니다. 덕분에 하루 종일 지나는 차량이 내는 굉음을 듣다가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마음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임실성당의 신부님과 수녀님들은 오늘 아침에도 식사를 준비하여 순례단 모두에게 제공해주셨으며, 순례단이 성당을 떠나는 순간까지 무탈하게 순례를 마치도록 함께 기도해주셨습니다. 마음 넉넉하게 쉼터를 제공해 주시고 순례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신 임실성당의 신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 여정은 임실역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임실역을 출발하고 나서 얼마 이후,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신 문정현 신부님이 순례단에 합류하였습니다. 신부님은 오늘도 한 손에 기록 장비를 들고 순례단의 하루를 기록합니다. 얼마전 소식을 전한 마웅저 님은 오늘도 순례단의 안전한 진행을 위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을 통제합니다.
 


김형근 선생님은 오늘도 순례단에 참여하였습니다. 현재 김형근 선생님은 민족 대립과 갈등은 이제 그만되어야 한다는 통일교육과 관련하여 분단 시대의 낡은 악법인 국가보안법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공판이 열렸는데, 뉴라이트관계자들이 김형근 선생님의 교육 관련 자료의 이적성에 대해 증언을 했다 합니다. 참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자연이 내는 소리에 마음을 열고, 사람의 향기에 마음을 움직입니다. 자연은 스스로 존재하는 그 모습 그대로 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고, 그러한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사람에게서 자연의 향기를 맡습니다. 자연이 자연다울 때 비로소 사람도 사람다워질 것입니다.

<가을이 익어갑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이지만, 가을 하늘은 참 높습니다. 하루 하루 날씨에 민감하지만, 순례단과 무관하게 세월은 가을이 익어가는 시절입니다. 들녘에는 벼가 익어가고, 나락 베어야 한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농부이신 진행팀의 이규창 선생님은 오늘 나락 베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해야 한다며 귀가하였습니다. 다음 월요일부터 다시 참여할 예정입니다.
 

세월 따라 가을이 익어가듯이, 하루 하루 지나면서 순례단도 참 많은 거리를 왔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가을 무더위를 이야기하다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가을 추위를 걱정합니다. 무더워진 날에 물이 동났다는 어느 날 하루 소식에 오가는 분들 모두가 생수를 사들고 오다보니, 이제 진행팀 차량에는 물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순례단에 보내준 모든 분들의 마음에 고개를 숙일 뿐입니다.
 

오늘 진행 된 구간에는 도보도 위험한 구간이 있었고, 도로 공사 등으로 인해 도보로 이동한 구간도 있었습니다. 순례 중에 보니 사고가 많이 난 지점이라 하여 보호 공사를 하기도 하더군요. 여기 17번 국도는 신호등도 별로 없어 차량의 속도가 빠르기도 하고, 도로 반대편으로 가기 위해서는 많은 거리를 이동하여야 하더군요. 도로는 사람이 만들었지만, 도로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차량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도로는 사람과 사람, 사회와 사회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시키고 거부합니다. 도로에서 사람은 차량의 소통에 방해되는 장애물에 불과합니다. 차량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안전한 인도를 만들고 보호장치를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오후에는 김포 용화사 관계자분들과 천주교 마중물 회원분들이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오늘 순례는 관촌 공소 앞에 이르러 종료되었습니다. 오늘도 무사히 순례를 마치도록 마음을 내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순례단은 길을 가면서 참 많은 분들을 만납니다. 그 분들이 전해주는 세상사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평화로운 삶에 대한 염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접합니다. 순례에 참여하는 분들이 그리는 세상은 참으로 평화로운 세상입니다. 그분들의 이야기에 순례단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학생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던 날입니다. 중학교 2학년이라는 윤준영(대전) 학생은 “어머니께서 두 분이 힘드시니 함께 하는 의미에서 너도 한번 해 보라고 했다.”면서 오체투지를 하였습니다.
 

윤준영 학생은 오체투지를 직접 한 소감을 물으니 “힘들어요. 집에 그냥 있으면 편하게 있을 수 있지만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지도자가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데 자신 멋대로 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으로 보는 세상입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사람의 길이란 만족하는 삶이며, 생명의 길은 데레사 수녀와 같이 희생을 하며 함께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 생명의 길이고, 아무 욕심 없이 사는 것이 평화의 길이다.”고 합니다. 순례길. 순례단은 그곳에서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워 나갑니다.

부산에서 오신 전교조 소속의 김은규 선생님은 “인터넷을 보고 소식을 접했을 때 두 분이 왜 나서야하는가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뜻을 같이하고 힘을 보태고 싶어서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기 어렵습니다. 환경·정치 등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오체투지 순례가 그런 분위기를 바로 잡고 일깨우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촛불 후 막막하기만 했던 분위기에서 두 분 활동이 희망의 메시지를 주시리라 생각한다.”고 합니다. 학교 교육 현장과 관련하여 “실업계 고등학교에 근무하다보니 적성보다 경제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허물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호주의 정법사에서 오신 한 스님은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었는데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왔다.”고 하십니다. “함께 오체투지를 하면서 자연과 접하니 호주에서 속상했던 일 등이 자연스럽게 상쾌해집니다. 수행자로서의 법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 생명, 평화의 길을 갑자기 만들어 해결할 수는 없겠지요. 많은 생각과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며 함께 오체투지를 한 소감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오체투지 소감을 한 사구를 통해 전합니다.

삼라만상각별색(森羅萬象各別色. 삼라만상 두두물물 제각기 다르지만)
환향원래동근신(還鄕元來同根身. 고향으로 돌아가면 원래 같은 몸이라네)
백천강하만계류(百千江河萬溪流. 수많은 강물 만 갈래 시내 흘러)
동귀대해일미수(同歸大海一味水. 바다에 돌아가니 한 물 맛이로다.)

오늘 ‘마중물’ 회원들과 함께 참여하신 조일식 님은 “애처로운 느낌입니다. 두 분의 몸짓이 작은 변화를 이룰 수 있겠지만 그래도 미약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몸짓의 반향이 점점 더 커져 마치 누룩이 부풀어 빵을 만들듯이 발전해 나가기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조일식 님은 “저는 두 분이 정의를 위해 오체투지를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원칙을 지키기 않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법률을 준수하고 도덕을 지키는 사람들이 지는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는 바른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중학생과 스님, 그리고 일반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순례에 참여하는 분들은 다양합니다.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기에 순례는 더욱 많은 세상을 그리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권력자의 명령과 지시만이 존재하는 닫힌 사회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연대하는 다양성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윤병일(서울) / 김형근(평화동 성당) / 문정현 신부(평화바람) / 이정희, 윤진영, 윤준영(대전) / 정재우(마중물) / 김은규(부산 전교조) / 이청산(부산민예총) / 승원 스님, 김태경 외 16명(김포불교환경연대) / 법등 스님, 라마 스님(호주 정법사) /한광용 교수, 장희정(함양) / 김길수, 김현수(지리산 산내) / 장민욱(임실) / 유정원, 이숙, 김남중 외 7명(마중물) / 한근춘 외 1명(수원) 등이 함께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 9월 29일(월) : 관촌면 관촌 공소 앞 주유소(시작) - 관촌면 사선대 휴게소(종료)
● 9월 30일(화) : 관촌면 사선대 휴게소(시작) - 완주군 상관면 원룡암 입구(종료)
● 10월 1일(수) : 완주군 상관면 원룡암 입구(시작) - 죽림온천 입구(종료)
● 10월 2일(목) : 죽림온천 입구(시작) - 상관면 신리교차로(종료)
● 10월 3일(금) : 상관면 신리교차로(시작) - 전주시 완산구 안적삼거리(종료)
● 10월 4일(토) : 전주시 완산구 안적 삼거리(시작) - 전주시 아중역 입구(종료)
● 10월 5일(일) : 휴식예정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 양**님께서 후원금과 과일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서울에서 오신 보리내 가족께서 후원금과 과일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김포불교환경연대에서 후원금과 밑반찬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호주 정법사 스님께서 후원금과 약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김포 용화사 광양 지부에서 후원금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 임실성당에서 관촌 공소의 숙박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 임실경찰서에서 순례단의 안전을 위해 교통을 협조해 주셨습니다.

* 순례 참가 일정과 수칙은 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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