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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삶’을 돕는 책
‘에코파파’들은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 공동대표로 환경운동의 전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종욱 서울대 교수(지리교육).
농사·집짓기·자전거 타기가 취미로, 집 앞 텃밭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기른 채소 반찬으로
도시락을 싸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느린 삶’을 실천해온 박홍규 영남대 교수(법학).
부부가 함께 아이를 키운 경험을 통해 ‘보수적인 남성’에서 ‘여성 감수성 높아진 아빠’가 된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생물학).
세 명의 ‘1세대’ 에코파파들이 다음 세대 에코파파들에게 참고할 좋은 책을 추천했다.
김종욱 교수
<우리 공동의 미래> 세계환경발전위원회 지음, 새물결 펴냄
환경은 지구적인 문제이므로 지구적인 이슈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용어도 이 책에서 처음 제안됐다.
주저자인 그로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는 지금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도와
기후변화 특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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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에서 벌어지는 환경, 에너지, 자원, 식량, 도시 등 여러 문제를 조명한다. 그리고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둑맞은 미래> 테오 콜본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1996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뒤 ‘환경호르몬’에 대한 경각심을 세계적으로 불러일으켰다. 미국 5대호에서 살고 있는 야생조류 일부가 생식 및 행동장애로 멸종위기에 처했는데 그 원인이 화학제품들에서 발생한 환경호르몬임을 체계적으로 짚어냈다.
박홍규 교수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이반 일리히 지음, 미토 펴냄
인간은 ‘걷도록’ 만들어졌다.
자동차의 가속성은 사고를 유발하고 건강을 해칠 뿐, 인간에게는 무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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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과도하게 기술문명에 의존함으로써 결국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간의 자율적인 삶까지 파괴하고 있음을 말하면서 현대문명에 경종을 울리는 이 책은 <학교 없는 사회> <병원이 병을 만든다>에서 학교와 병원 등 근대문명을 비판한 이반 일리히 저작 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내가 생태적인 삶의 길을 배우는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다.
<사회생태주의란 무엇인가: 녹색미래로 가는 길> 머레이 북친 지음, 민음사 펴냄
환경문제는 단순한 기술개량주의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내부의 계급적 차이와 착취 구조 때문에 만들어진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이런 전제하에 환경문제, 생태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서야 나는 진정한 생태적 삶은 자본에 따라 계층화된 사회구조를 반성한 뒤,
인간이 자유롭게 자치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가능함을 깨닫게 됐다.
최재천
<제인 구달의 생명사랑 십계명> 제인 구달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침팬지 연구의 세계 최고 권위자이자 ‘뿌리와 새싹’이라는
환경운동을 하는 제인 구달 박사가
생명과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 시대 우리가 지녀야 할 덕목 10가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우리가 동물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기뻐하자(첫 번째 계명),
모든 생명을 존중하자(두 번째 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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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도록 가르치자(네 번째 계명),
동물과 자연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돕자(아홉 번째 계명) 등
‘에코아빠’들이 숙지해야 할 ‘자연과 함께 사는 법’이 감동적으로
설명돼 있다.
<생명의 편지> 에드워드 윌슨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살아 있는 최고의 생물학자로 평가받는 미국 하버드대의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엄청난 환경 위기에서
우리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는 인간 행동의 두 주체인
자연과학계와 종교계가 손을 잡아야 한다고 설파하는 책이다.
목사님에게 쓰는 편지 형식이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 정리 전종휘 기자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