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글로벌 경제/생태위기, 다시 전환의 기획을 생각한다1 주요섭 바람이 차가워지고 가을이 깊어갑니다. ‘가을의 시대’, 언젠가 어느 글에서 썼던 이야기인데, 한마디로 화려한 ‘성장(盛裝)의 시대’를 지나 꽃도 잎사귀도 떨구고 ‘씨알’ 오롯이 영그는 ‘열매의 시대’가 왔다는 말입니다. (나고 자라고 쇠하고 사라지는, 어김없는 생장소멸의 생명순환 과정입니다.) 경제위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경제 때문에 잠시 잊었지만, 생태위기는 정말 치명적입니다. '경제공황'은 정말 새발의 피가 될 생태재앙(환경/생물학적 재앙)으로 인한, ‘생명공황’이 정말 걱정입니다. 씨알의 시대 파국적 상황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태계와 경제체제,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의 대전환기라는 말입니다. ..
11월이 다가오면 늘 한 사람이 생각난다. 전태일이다. 그가 자신의 몸을 던져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절규했던 11월 13일은 늘 한국 노동운동의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성찰의 시간을 던져준다. 더구나 비정규 노동자의 처절한 외침이 늦가을 빛바랜 나뭇잎처럼 여기저기 온 누리에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 오늘날 더 그렇다. 명백히 한국 노동운동의 생일은 11월 13일이다. 메이데이라고 알려진 5월 1일도 아니고 1990년대 초반까지 있었던 3월 10일 근로자의 날도 아니다. 한국 노동운동은 전태일이 자신의 몸을 소신공양으로 바쳤던 1970년 11월 13일 바로 그날 비로소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1970년 이전까지 한국 노동운동은 4·19혁명 시기의 짧은 소생을 제외하면 긴긴 ..
식코의 불편한 진실과 쿠바의 프로파겐다 뉴욕에서 바라본 세상 2007/12/30 19:17 by 고수민 제가 미국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세계 각국에서 온 의사들을 만났지만 가끔 영국에서 온 의사들을 만나면 이상한 감회가 들곤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의 교수인 닥터 사이먼은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로써 그가 이룬 학문적 업적과 환자에 대한 사랑은 정말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의 진료실에 들어가면 벽에 즐비하게 걸려있는 각종 졸업장과 자격증, 상장 등을 보고서야 그가 영국에서 교육받고 의사생활을 시작한 의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찌된 사연으로 미국에 왔는지는 직접 이야기 해보지 못했지만 그의 이야기 중간 중간 비치는 영국 의학의 몰락에 대한 소회는 그 역시 영국을..
'신용공황'의 정체, ‘생장소멸’의 경제학 -글로벌금융위기를 보는 또 하나의 시각 난리가 났습니다. 다른 수사를 발견하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어제 오늘 다소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연일 경제기사의 타이틀은 ‘패닉’, ‘패닉’이란 말뿐이었습니다. 돈이 되는 곳이면 지옥에라도 달려갔던 ‘투기자본’(Investment Bank)과 그의 프렌드(정부)들이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의 몰락, 금융자본주의의 붕괴, 자본의 세계화의 후과 등을 거론하나 필자는 사실 경제를 잘 모릅니다. 다만 최근의 공포와 불신의 연쇄폭발은 세상의 이치로 보아 필연적이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우선 주식이든 펀드든 선물이든 파생상품이든, 이것은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이나 화투의 ..
“경제공황은 필연, 사랑의 패러다임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대, 故 백기범 선생님을 떠올리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쓰나미가 공황적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오늘,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백기범 선생님. 지난 초봄에 뵈었는데 어느 날 부고가 날라왔다. 그리고 몇몇 선배 후배와 빈소를 찾았다. 올 여름일이다. 기사를 찾아보니 7월 7일에 돌아가셨다. 백기범 선생님. 70년대 조선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현대건설에서 호구를 했고 문화일보 창간 후 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인이다. 이후 잠시 시민의신문의 주필을 맡기도 했다고 한다. 말지를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병중에도 뵐 때마다 정말로 대단한 ‘포스’를 느끼게 해주셨다. 초록정치연대 사무실에 모셨을 때도, 일산에 찾아가 뵈었을 때도 선생님의 ..
생명운동과 불교생태학의 소통을 위한 제안 응용불교, 불교와 사회의 새로운 통로찾기 이정호/불교생협연합회(준)운영위원장 1. 들어가기 지난 1996년 11월에는 조계사에 약 2,500여명의 사부대중이 모였다. ‘민족문화와 수행환경수호를 위한 범불교도대회’라는 명칭의 집회를 위해 전국 곳곳에서 집결한 것이었다. 당시 조계종 사회부의 집계로 전국의 약 40여개 사찰에서 환경문제와 관련된 분쟁과 직간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었다. 조계종에서는 이와 같은 사태를 분명한 종교적 가치에 대한 침해로 규정했다. 동시에 이러한 환경가치의 침해는 오랫동안 민족과 함께 해온 역사문화적 침해로 연결된다는 사회적 메시지도 담고 있었다. 이 사건이 후 약 10여 년의 세월 동안 불교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사회적 이슈’가 되..
'리·만 브라더스'와 'MB 디스카운트' [우석훈 칼럼/ 성공회대 교수] 현 한국경제 위기의 근원은? 이명박 정부 초기 경제팀 구성과 관련해 최중경(기획재정부 차관)+강만수(장관)을 따서 '최강라인'이라는 단어가 유행을 했는데, 시장은 이들에게 '마이너스 손'이라는 별로 명예롭지 않은 별명을 붙여주었다. 이후 최중경 차관의 사퇴 이후 최근 시장에서 유행하는 기발한 단어가, '리'명박 + 강'만'수라는 의미의 '리만 브라더스'이다. 지난달 15일 파산한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를 패러디한 용어다. 이 해학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역시 자본주의의 가장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 트레이드'를 직접 하시는 분들은 남다른 직관력과 함께 유머 감각 역시 첨단을 달리신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한..
‘글로벌 패닉’, 생명은 있다 “미국식 금융, 종말 오나” “미경제 ‘자유방임적 자본주의’ 한계 노출” 어느 신문의 경제면 타이틀이다. 9월 16일자였으니 벌써 1달 가까이 지난 셈이다. 기사가 이렇게 이어진다. “투자은행을 선봉 부대로 하는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는가. 지난 3월 베어스턴스에 이은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의 몰락은 완벽한 ‘부(富)의 창출시스템’으로 숭앙되어 온 미국형 자유방임적 금융자본주의의 결함을 여실힌 드러냈다. 거대 투자은행들의 말로는 브레이크 없는 ‘돈의 질주’가 어떻게 끝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신문은 대한민국, 아니 한국자본주의 지킴이 조선일보였다. 그리고 2008년 10월 10일, 모든 매체의 타이틀은 ‘패닉’ ‘패닉’이다. 금융에서 실물로, 미국에..
내 차 하루 쉬면 휴대폰 충전 대기전력 11년치 [환경칼럼] 조홍섭 기자 » 서울 성산대교 부근 자유로에서 출근길 차들이 교통체증으로 길게 줄을 서 있다.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컴퓨터 끄고 플러그도 뽑아야지. 왜 쓰지 않는 휴대폰 충전기는 전원에서 빼놓지 않지?" 요즘 부쩍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엄마가 외출에 앞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더운 물로 목욕하고 경기도 일산 집에서 차를 몰고 서울 마포의 외가댁에 가려는 참이다. 작은 에너지라도 절약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이 엄마의 환경의식엔 나무랄 것이 없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지 않던가. 하지만 자잘하게 줄이면서 큰 걸 놓친다면 모처럼의 노력도 헛수고가 될 수 있다. 물 받아 목욕하는 대신 샤워하면 에너지 소비 1..
에너지 노예 / 조홍섭 유레카 조홍섭 기자 »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제임스 와트는 증기엔진의 성능을 표시할 방법을 고민하다 ‘마력’이란 단위를 만들었다. 당시 탄광에서 석탄을 실어내던 말의 힘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1마력은 745W이다. 사람이 약 1백W의 동력을 내니까 사람 7명의 힘을 내는 셈이다. 우리는 원시인보다 볼품없는 근육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보다 엄청난 힘을 낸다.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다. 중국 황제나 이집트 파라오가 동원할 수 있었던 노예 수천명을 합쳐도 요즘 불도저 한 대의 동력에 지나지 않는다. 17세기 증기엔진이 발명되면서 가축이나 노예의 힘과 비교할 수 없는 강한 동력을 얻게 됐다. 증기엔진의 에너지효율도 처음에는 1%에 그쳤지만 1800년대엔 5%, 1900년대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