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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요법 2년, 아토피 ‘뚝’
[생활 2.0] 김진경 원장의 ‘딸아이 아토피 치료기’
한겨레 권복기 기자
 
엄마부터 깨끗한 음식 먹고 모유수유
냉온욕·풍욕 2년만에 ‘보송보송 피부’
 

대전 초현한의원 김진경(38) 원장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를 둔 여성이 찾아오면 안쓰런 마음부터 든다.
아토피 아이를 둔 엄마가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김 원장 자신이 딸 정인(5)이의 아토피 때문에 2년 가까이 눈물 없이 얘기할 수 없는 힘든 때를 보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지금까지 만난 환자 가운데 가장 심했던 정인이를 뽀송뽀송한 피부의 건강한 아이로
 만드는 과정에서 지식이 아니라 임상으로 아토피를 좀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둘째인 정인이는 오빠 석순(7)과 달리 갓난아이 때부터 얼굴이 온통 새빨갰다.
처음에는 심한 태열이겠거니 했지만 백일 때부터 증상이 목, 등, 오금 등 온몸으로 퍼졌다.

아토피가 분명했다.

“한의학에서 확립된 이론은 없습니다. 저는 정인이의 경우 몸이 허약하고 또 피부가 튼튼하지 못해 몸속의 독소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약이 독소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약을 쓰기에는 아이가 너무 어렸다.
자연요법을 쓰기로 했다.
 먼저, 더는 아이 몸에 해로운 것이 들어가서는 안 됐다. 생후 18개월까지 모유를 먹인 이유다.

모유 수유를 하면서 김 원장은 깨끗한 음식을 먹으려 애썼다.
유기농산물로 현미잡곡밥과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짰다. 고기와 유제품은 끊었다.
아이보다 김 원장이 먼저 건강해졌다.

깨끗한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알게 된 사건도 있었다.

“돌이 다 됐을 때쯤이었어요. 후배 결혼식에서 한번쯤 괜찮겠지 생각하고 이것저것 먹었는데
돌아와 모유를 먹인 뒤 그날 밤에 아이 온몸이 시뻘겋게 변하는 겁니다.
그 뒤 다시는 바깥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김 원장은 정인이에게 이유식 대신 모유를 먹였고,
모유를 끊고 난 뒤에는 곧바로 현미잡곡밥과 채소를 먹였다.

처음에는 똥에 현미가 그대로 섞여 나왔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먹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현미를 소화했다.


깨끗한 모유를 통해 정인이의 몸속에서 독소를 밀어내는 힘이 늘어가는 것으로 보였다.
외부의 힘도 필요했다.
김 원장은 냉온욕과 풍욕(관련기사 18면)으로 피부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하루에 한 번 자기 전에 냉온욕을 시켰다.

또 새벽 2시에 아이가 가려움 때문에 깨어나 울면 풍욕을 했다. 풍욕은 하루에 3~6번 실시했다.
또 몸에 열이 많이 오르거나 감기에 걸리면 족욕을 시켰다.
족욕을 하면 하루 이틀 만에 감기가 떨어지기도 했다.


냉온욕과 풍욕을 시작하자마자 빨간 부위는 더 늘어났다.
독소가 몸 밖으로 밀려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해 놀라지는 않았다.

이어 아이 얼굴이 갈라지고 진물이 나기 시작했다.
안고 재우면 옷에 진물이 배어 비린내가 날 정도였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자 제 살이 나왔다.
하지만 증상을 보이는 부위는 더욱 확대됐다. 이번에는 뾰루지 같은 것이 온몸에 돋아났다.


두 돌이 다 됐을 즈음엔 몸 곳곳이 곪기 시작했다. 그것이 끝이었다.
그 뒤 정인이의 피부는 건강한 여느 아이처럼 매끄럽고 뽀송뽀송하게 됐다.
2년 만에 구름 걷힌 하늘을 보는 느낌이었다.


돌아봐도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김 원장은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엄마들에게도 정성을 다해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준다.


‘엄마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대전/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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