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사람] “대미종속 이명박 정부, 무슨 덕 보랴”
‘종속국가 일본’ 출간 맞춰 방한한 개번 매코맥 교수
한겨레 한승동 기자
» 매코맥 명예교수(사진·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아시아태평양학연구소)
‘미국 품’ 안긴 일본, 결국엔 쇠락길
“흉내 멈추고 동아시아 변동 직시를”

“‘전후체제로부터의 탈각’을 외치며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매진한 고이즈미-아베 정권이 일본을
완전한 대미 종속국가로 만들어 쇠락으로 이끌었다.

그런 일본을 뒤쫓아가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행보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짓이다.”

탁월한 일본·동아시아 연구자인 개번 매코맥 명예교수
(사진·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아시아태평양학연구소)가 한국에 왔다.

그는 창비에서 자신의 책 <종속국가 일본- 미국의 품에서 욕망하는 지역패권>이
출간된 것에 맞춰 24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매코맥 교수는 한국의 일본 흉내내기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이렇게 얘기했다.
“일본에 성공을 안겨준 미국은 잘나가던 시절의 미국이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의존하려는 미국은 이미 쇠퇴해가고 있는데다 거대 중국의 등장 등으로
동아시아에 구조적 지각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더욱이 “신자유주의 체제가 근본적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각국이 대안체제를 모색하고 있는
이 마당에 그렇게 해서 무슨 덕볼 일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고이즈미-아베 개혁 이후의 일본 현실에 대한 그의 진단은 몹시 비관적이다.
“일본 경제는 지속적으로 하강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총생산의 10% 이하로 떨어졌으며,
1인당 지디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고작 18위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 가운데 일본만큼 심각한 빈곤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는 이제 미국밖에 없다.
”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일본의 개혁 부진 탓이라 보는 것은 지독한 오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종속국가 일본>의 일본·중국판 제목은 <속국>이다.
속국이란 말은 과거엔 진보진영이 일본 보수체제를 비판할 때 사용했지만
지금은 보수진영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고,
또 의미심장한 것이라고 매코맥 교수는 말했다.

보수주의자들이 보기에도 위험할 정도로 일본의 대미 종속이
‘과거 제한적에서 지금은 절대적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집착하면서 개헌과 역사교과서 개정,
자위대 강화를 꾀하고 있는 일본을 내셔널리즘 강화라는 관점에서만
파악하는 건 잘못이라며 “내셔널리즘은 레토릭(수사)일 뿐 사실은 대미 종속 강화”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미국과 일본 관계는 대등한 것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일본은 미국에 충성하지만 그 역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거대 중국의 등장과 함께 일본 지배세력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의 주요 파트너로
“모든 것을 다 바친” 일본을 버리고 중국을 택하는 이른바 ‘저팬 패싱’으로 전환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코맥 교수는 “한국은 일본과 다르다”고 했다.
“1987년에 절정기를 맞이한 민주주의 혁명이,
아직은 미완이지만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에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왔다.

일본에선 그게 없었다”는 것이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창비 제공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