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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뜸 논란, 밥그릇이냐 국민건강이냐?

[주장] 가치높은 전통의술, 법제화돼야
 오마이뉴스 최성민 기자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 모습
ⓒ 최성민
김남수

 

'밥그릇이냐, 국민건강이냐!?'

 

지난 21일자 <조선일보>에 위와 같은 광고가 났다.
전통침뜸 지키기 운동을 펼쳐오고 있는 '뜸사랑'이라는 단체가 낸 광고인데,
얼마전 추석특집으로 KBS가 내보낸 <평생건강을 위한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이야기>
(이하 <구당 침뜸 이야기>)가 크게 바람을 일으키면서 구당 선생과 그를 지지하는 문하생들로
이루어진 뜸사랑이 겪는 '탄압'을 알리는 내용이다.
이 광고가 주는 메시지는 국민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의제라고 생각된다.

 

KBS 추석특집 <구당 침뜸 이야기> 방영 직후 지금까지 시중에 뜸재료가 동나고 구당선생의 저서들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모처럼 우리 전통 침뜸의 중요성이 국민적인 인식과 지지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자 한의학 관련 특정 의료인 단체가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집 방송에 나와 침뜸 시연 모델이 된 사람과 그 옆에 있다가 화면에 비친 사람을 불법 의료행위로
고발하여 수사를 받게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70여년 동안 아무 탈없이 해오던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시술을 서울시에 고발하여
한 달 반이라는 영업정지 처분을 당하게 했다. 침사인 김남수 선생이 뜸을 한 것이 불법이라는 것.

 

'세계 최고 신침'으로 인정 받는 구당 김남수 선생

                               

여기서 침과 뜸은 원리상 어떤 관계이며,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가,
이와 관련한 현행 의료법의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 전통 침뜸이 처한 현실과 침뜸 등 동양의학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는 어떤 것인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국민건강 지킴이가 되어온 우리 침뜸의 운명이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호가 '뜸집(구당)'인 김남수 선생의 침뜸시술은 KBS 추석 특집 이전에도 나라 안팎에
두루 유명한 일로 회자돼 오고 있는 참이다.

역대 대통령과 고관대작들이 구당의 치료를 받았고 김지하 시인, 조정래 작가 등 사회 저명인사,
송해씨를 비롯한 유명인들도 그의 침뜸시술을 받고 그 효험을 증언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암 등 난치병 또는 고질병 성인병 등으로 '사형선고'를 받다시피한 환자들이
구당을 찾아와 완치된 경험을 증언하는 사례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의문의 죽음으로 끝났지만 고 장준하 선생도 디스크치료를 받으며 효험을 얻던 중이었고
고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도 구당 선생한테 간병을 치료받고 좋아했다고 한다.

얼마 전 통일교 문선명 총재 가족이 탄 헬리콥터 추락으로 문 총재 부인이 많이 다쳤는데
구당 선생의 치료로 크게 개선되었다고 한다.

통일교 쪽에도 의과대학과 큰 종합병원이 있는데도 구당을 부른 것이다. 
70여년 동안 구당 선생이 치료한, 수십만명에 이르는 임상사례는 동양의학계는 물론
세계 의학계에 그 예가 없다고 한다.

중국 중의학계는 구당 선생을 '현존하는 세계 최고 유일의 신침'이라고 주저없이 명명했다고 한다. 

 

동양의학의 핵심, 침뜸의 원조는 한국

 

동양의학의 핵심인 침뜸(특히 침)은 오늘날 중국이 원조로 인식돼 세계시장을 주름잡으며
국가적인 자부심을 누리고 있지만, 중국의학고전 <황제내경>에 '동방에서 온 것'이라고 쓰여 있어서
한국이 원조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중국이 원조대접을 받고 있고, 진짜 원조인 한국에서는 중국에서도 '신침'으로 숭상하는 사람과
그 문하생들을 돌팔이 범법자로 취급하는 자학을 가하고 있다.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은 김남수 침구의인(침과 뜸을 동시에 잘 시술하는 전통 한의사를 이름)이
'구당 무극보양뜸'과 '구당 화상침'을 창안해 낸 것인데,
이는 중국이나 여느 동양의학계에서도 이루어내지 못한 '동양의학의 노벨상감'이라는 것이다.

무극보양뜸은 인체를 음양오행질서에 의해 운행되는 천인상관
(인체가 자연질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이론)의 유기적 통일체로 보고 몸통, 머리, 팔다리
상하 좌우 요소에 12개(여자는 13개)의 뜸자리를 잡아 기혈의 순환을 바르게 하여 병을 예방,
치료하는 것으로서 누구나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그러나 한쪽에서 제기하는 현행 의료법 해석이라면 한의사 외에 누구도 해서는 안되는)
대중적 뜸요법이다.

또 구당화상침은 화상 자리에 붕대를 감고 이식수술을 하는 등의 난리를 부리지 않고 침만을 놓아
5분 이내에 통증이 사라지고 일주일 만에 흉터도 없이 상처를 낫게 하는 치료법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침뜸은 구석기시대부터 침이 사용된 이래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국가적인 의학처방으로 중시되었다.

조선시대엔 침구와 한약을 따로 구분해 침구의사와 한약사 제도를 두었다.
'일 구(뜸), 이 침, 삼 약'이라는 말도 이때 나왔다. 
그리고 침과 뜸은 경락경혈이라는 동일한 원리에 입각한 것이어서 하나로 취급했다.

만약 침뜸과 탕약을 구분하여 따로 다루도록 하지 않으면 쉽고 돈벌이가 되는 탕약만 남고
침뜸이 퇴보할 것을 우려한 선조들의 혜안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물론 이 말이 현행 한의제도와 관계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시대 얘기일 뿐이다.

 

특히 뜸은 지금도 민간요법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다.
시골 장터에 가면 곳곳에서 노인들이 무릎에 뜸(간접구)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접구보다 정통 뜸인 직접구를 동양의학 이론에 맞게 추슬러서 가르치고 무료봉사를 실시하는 게
구당 김남수 선생과 그 문하생들의 모임인 뜸사랑이 하는 일이다.

 

이들은 1년간의 집중 이론교육(침뜸의학, 경락경혈학, 해부학, 장상학, 병인병기, 진단학, 취혈자침실기)과
1년~10년의 임상, 그리고 능력시험을 거쳐 고도의 침구술 기능을 습득한다.

뜸사랑은 '배워서 남주자!'는 기치 아래 전국 20여 곳에 무료봉사실을 두고 무료 뜸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뜸사랑의 봉사로 병원이나 한의원에서 고치지 못하는 병을 치유한 사람들이 십수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미국·프랑스 등 서양에서도 유행하는 침뜸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 모습
ⓒ 최성민
김남수

 

문제는 법이다.
1951년 국민의료법은 '종래에 규정된 접골, 침술, 구술, 안마술업자 등 의료 유사업자제도는
주무부령으로 정한다'고 했다. 그 결과 침구사제도가 제정되었고,
구체적인 내용은 보건가족복지부령에 위임했다.

1962년 의료법에서는 종전 유사 의료업자의 기득권을 보호했다.
 이후 개정의료법 제60조도 침구사를 인정하고 접골, 침술, 구술 영업을 지속하도록 하였으며,
제3항에 의료 유사업자의 시술행위, 시술업무의 한계 및 시술소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은
보건복지가족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리고는 아직까지 그 법적인 미비점을 그대로 두어 여러 가지 해석과 분란을 소지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침과 뜸은 한의사만 할 수 있다'는 규정은 의료법 어디에도 없다.
단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과목에 침구학이 있으니 한의사는 침구를 할 수 있다는 보건가족복지부의
'유권해석'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현행제도에서는 1960년 이전에 면허를 받은 구당 선생과 같은 침사와
'유권해석'에 의해 인가(?)된 한의사들만 침구를 할 수 있다.

1988년 대한침구사협회는 한의사의 침구 시술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보사부,
법무부에 질의서를 냈는데, 보사부 회신공문은
"의료법에는 한의사의 침구시술을 허용하는 규정이 없음을 인정한다"고 하고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한의사는 침구 시술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세계적으로 침뜸은 서양의학이 갖추지 못한 치료의 장점을 인정받아 대체의학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에는 전문 침구학교와 침구사제도가 있고 중국에는 침구전공 중의사가 따로 있으며,
북한에서도 고려의사, 신의사로 전공이 구분되지만 모두 침구를 배워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서구 여러나라에서 침뜸이 유행한지는 오래이고
서독은 첨단 침뜸장비를 생산하고 프랑스는 이(귀)침을 창안하기도 했다.

 

한국처럼 의료인이 환자의 치료수단에 제한(양의사가 침구를 사용못하는 것처럼)을 받거나
침구사제도가 없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구종주국이면서 전통 침뜸의 맥을 잇고 있는 사람들을 범법자 취급해 탄압하는 통에
좋은 한류 상품을 사장시키는 만행은 물론, 학술적으로 산업적으로 침뜸후진국 신세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침뜸 탄압에 대한 무언 항변 대회 열린다

 

구당 김남수 선생은 침사의 자격으로 70여 년 동안 침뜸을 동시에 시술해왔고
이를 관습법으로 인정해 오다가 한쪽의 고발에 의해 갑자기 영업정지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구당 선생은 홧김에 이제 시술을 완전히 그만두겠다는 말을 한다.
뜸사랑은 전통 침뜸 탄압에 대한 무언의 항변으로 23일 동대문체육관에서 대대적인
'무극보양뜸 뜸자리잡기' 행사를 벌인다.
수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시 이들을 범법자로 취급해 모두 잡아갈 것인가?

 

일부의 반대로 법을 변칙적으로 해석해 가치높은 전통의술의 시술을 '무면허'라는 이유로 
범죄시해 맥을 끊어놓을 것인가, 국민건강을 위해 왜곡된 법을 뜯어 고쳐 외국처럼 침뜸과
침뜸인을 선양하는게 옳은 일인가? 국민과 그 대표인 국회의원들의 양심이 판단할 문제이다.

2008.10.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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