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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지마!!! 씨x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이 씨xx 찍지마!!!






 


시사 in 고재열 기자
- 나는 유인촌 장관의 욕설이 낯설지 않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욕설 파문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유인촌 장관은 10월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고흥길, 이하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정회 시간 동안 취재진들을 향해 “사진 찍지마. ○○,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 찍지마”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가 야당과 언론의
맹비난을 듣고 있다.


나는 유 장관의 욕설 파문이 낯설지 않았다.
내게는 낯이 익었다.
이미 개인적으로 더 심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인촌 장관이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있었던 시절의 일이다.
당시 시사저널 기자였던 나는
<‘문화시장’ 위한 서울 ‘쇼쇼쇼’ - 서울문화재단, 홍보성 행사에 돈 ‘펑펑’>이라는
기사를 작성했다.

이 기사에 항의하기 위해 유인촌 대표가 내게 전화를 해왔다.
그리고 듣도 보도 못한 욕설과 위협적인 표현을 써가며 항의했다.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그 정도로 거친 항의는 거의 받아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아니 평생을, 그때 유 대표로부터 들었던 욕설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블로고스피어의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표현은 옮기지 않겠다.
유 장관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구체적으로 적시할 용의도 있다.)  


나는 유 대표의 욕설과 위협과 항의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리고 “정 억울하면 후속기사를 쓰겠다.
그렇지 않아도 풀리지 않는 의혹이 있어서 연락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 대표는 “후속기사는 필요 없다.
무엇을 안 하려고 하는 사람을 비난해야지,
왜 무엇을 하려고 하는 사람을 비난하는가”라고 말하며 끊었다. 


잠시 뒤, 서울문화재단 홍보책임자가 사과 전화를 해왔다.
(유 대표는 다른 직원들이 들으라는 듯이 일부러 사무실에서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대중 연예인 중에서 그런 사람이 왕왕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때는 장관도 아니었고... (TV 브라운관 뒤의 세상은 생각보다 거칠다.)

그런 유 대표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려가 앞섰다.
내게 욕설을 한 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서울문화재단 대표일 때 보여주었던
‘관변 예술인’ 행태 때문이었다.


임기 후반에 접어든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문화시장’ 이미지를 갖고 싶어했다.
그리고 유인촌씨를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임명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나도 처음에는 유 대표에게 기대를 했었다.
한 해 전 ‘하이 서울 페스티벌’에서 이명박 시장은 한류 패션쇼를 열고는 본인이
맨 가운데 곤룡포를 입고 나타나 한류 연예인들을 들러리 세웠던 적이 있었다.
유 대표가 오면 그런 행태가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똑같았다. 
‘위대한 의자전’에 이명박 시장의 사진이 실리도록 했고
(심지어 그의 사진도 실렸다.)
창동 열린극장에서 개막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 연극을 관람하다
이 시장과 함께 도중에 빠져나와서 비난을 들었다.
 
문화예술을 주군을 위해 복속시키는 졸렬한 행태가 반복되었다.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유시어터 단원의 열악한 처우는 우려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


장관이 되어서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연예인 응원단의 올림픽 유랑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즐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장관 자리를 내놓고 즐기는 것이 더욱 즐거울 것이다.
뭐라 욕할 사람도 없을 것이고.


이제 유 장관은 깜냥이 안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문화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 유 장관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욕설 파문만 가지고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좀 부족한 감이 있다. 
장관으로서 그가 보여준 문화행정의 결과를 놓고 사퇴를 주장하는 것이
더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사설] 유인촌·신재민의 ‘막가파식’ 문화
사설
한겨레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들과 카메라에 대고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국민에게 대놓고 욕을 한 셈이 된다. 같은 부처의 신재민 차관은 팔짱을 끼고 답변하는 등 무례한 태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엄연히 불법인 국가정보원 직원의 관계기관 대책회의 참석이 당연하다는 말까지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국민과 국회를 우습게 아는 오만방자한 행태다. 국가 문화정책과 언론정책 책임자들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니, 부끄럽고 참담하기까지 하다.

유 장관과 신 차관에게는 태도와 품격의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유 장관이 욕설과 함께 쏟아낸 말은 “찍지 마!”였다. 장관이 국감장에서 해당 상임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격하게 항의하는 모습은 이례적인 사건이기에, 기자들이 당연히 취재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언론정책을 책임진 장관이 이를 가로막고 욕설까지 퍼부었으니,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언론을 틀어막을 수 있다는 평소의 잘못된 언론관 때문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화부는 파문이 커지자 욕설을 했다는 것은 과장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도 냈다. 언론을 통해 이미 사실이 공개된 마당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꼴이다. 그런 식의 왜곡으로 국민과 언론을 계속 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신 차관의 인식도 매우 부적절하다. 그는 국정원 직원의 관계기관 대책회의 참석을 두고 “법을 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명시적인 법 규정을 나 몰라라 하는 태도다. 그는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제멋대로 법을 해석한 바 있다. 공직자로서 해서는 안 될 월권이다. 이미 그 폐해가 역사적으로 분명한 정보기관의 정치·언론 개입을 당연한 것으로 주장하는 데선, 그가 과연 건전한 양식을 지닌 사람인지 의심하게 된다.

이런 ‘막가파식’ 행태를 그대로 두고선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다. 두 사람은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

굿바이, 미스터 유 / 김선우
한겨레
» 김선우 시인
솔직히 말하겠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의 국감장 욕설 파문이 뉴스에 오르기 시작할 때, 솔직히 나는 데면데면했다.

한숨 한 번, 냉소 한 스푼쯤이라 해두자. 정치판에서 늘 보여 온 모습처럼 막말 설전이 또 벌어졌나 보다 했다.

이 나라 정치판에 최소한의 품위를 요구하는 일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일처럼 어렵다는 것을 이골 나도록 경험했으므로.

그런데 결국 동영상을 보고 말았다.

대한민국의 문화행정과 언론을 담당하는 장관이 국감장에서 기자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쌍욕을 섞어 반말을 하고 있었다.
 

씨x, 이게 도대체 뭔가.
 

분노와 모욕감이 밀려왔다. 더러운 것을 뒤집어쓴 것처럼 구토와 현기증이 몰려왔다. 그리고 너무나 창피했다.


국감장에서, 국민의 눈귀 노릇을 하러 간 기자들에게, 쌍욕을 해대는, 저런 사람이, 이 나라 문화예술행정의 수장이란 말이지?

기막힌 것은 또 있었다.
사건 직후 문화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욕설은 없었다, 오해다, 과장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해명이랍시고 해대는 뻔뻔스러움에 또 한 번 경악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 ‘해명자료’는 전 국민을 천하의 바보로
여기지 않는 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우롱이다. 또 한 번의 모욕이다.

백 번 양보해 이렇게도 생각해 본다. 살다 보면 ‘성질 뻗칠’ 수 있지. 상대편 의원이 화를 돋운 면도 있군.
그런데 왜 그의 욕설은 상대편 의원이 아니라 애꿎은 사진기자에게로 향했는가.

이 무의식적인 욕설의 방향은 내게 또 한 번 구토증을 일으켰다. 강자 앞에 약하고 약자에겐 군림하고자
하는 권력지향의 전형. 그에게는 절대 강자인 대통령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리라.

상대적 약자들은 그에게서 씨x 소리나 들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유 장관은 “물러날 일이 있으면 물러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자리 연연 안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장관직에서 물러날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나는 이 사건이 ‘자리 연연 안 하는’ 장관이 그만 물러나야 할 중대한 사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째, 그는 문화예술계의 행정 수장으로 이 나라 문화예술계의 수준을 일거에 ‘저질’로 만들어 버렸다.
창피하다.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라면 이런 얘기를 주고받을 것이다.

코리아의 문화부 장관이 방송과 취재가 진행되는 공석에서 퍽큐를 연발했다고! 그런 장관이 자리를
보존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문화 수준의 한심함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둘째, 한 사람의 작가로서 나는 정말이지 ‘문화적 품위’가 있는 문화부 장관을 가지길 원한다.
문화는 우리의 영혼과 마음에 관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한 사회의 모든 방면에 관여하는 공기 같은 것이다. 강자만이 아니라 약자와 소수자를 존중하고
한 사회의 음지와 양지 모두를 아울러 소통시키며 공동체 전체가 인간의 품위와 긍지를 가질 수 있게
고양시켜야 하는 것이 문화이다.

그간의 유 장관의 행보는 문화를 통한 소통과 다양성 확보에 매진했다기보다 문화와 관련된 여기저기에서
코드인사, 보은인사로 추정될 정치판 짜기에 종사해온 흔적이 강하다. 소통이 아니라 또다른 경계를
만들어 왔다는 말이다.

정치 경제가 다 어쩔 수 없이 권력지향이 된다하더라도, 문화만큼은 그래선 안 되는 것이다.
문화는 한 사회의 대립과 반목을 조절할 수 있는 완충지대이며 대화와 공생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무장지대이다. 그러기에 문화가 척박해지면 말과 행위의 폭력이 승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유 장관은 그만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셨으면 한다.

문화 저질 나라의 시인이 된 것이 심히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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