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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 나갔다가 친구들을 만나지 않는가?

술 한잔 걸치고 거나해지면 말이지

그러면 얘기가 시작되는데,



이게 뭐냐 하면

천지현황서부터 논어 맹자에 노자 장자에


석가모니 부처님에 예수님까지 총동원하셔서

수작이 난만인 거라.


그렇게 정신없이 아는 척을 하다가 말이지,

밤이 이슥해서는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취한 걸음으로


뚝방길을 걸어오는데

달빛은 환하게 밝고 말이지,



그 달빛에 제 그림자 밟으면서

집으로 돌아올작시면


그러면 그때 내 마음이 얼마나 참담한지

자네가 그걸 알겠능가?

 
무위당 장일순 <나락 한알 속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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