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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의 협동화와 소비의 협동화
그리고
‘협동(연대)형사회’의 토대만들


이정호(운영위원장)


1. 들어가기

* 개인적으로 지난 2005년 말 ‘불교계의 생협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인드라망생협팀’에 전면적으로 결합하였다. 그리고 약 2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는 지난 2년간의 활동을 통해 모색한 ‘불교계 생협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계획’에 대해 정리할 시기인 것 같다.

* 우리는 그동안 ‘불교생협운동본부’에서 ‘인드라망생협’과 ‘불교생협연합회(준)’을 분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각기 하나의 ‘단위조합’과 ‘연합회 준비위원회’의 직접적 활동을 1년간 진행해 왔다. 그동안 ‘불교생협운동본부’라는 틀을 부정하고,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단기적 과제를 수행해 왔다고 볼 수 있다.

* 2년전과 지금은 대략 두 가지 점에서 차이를 가진다.

하나는 ‘불교계생협운동’을 이끌고 있는 주체들의 변화이다. 그동안 ‘불교계 생협운동’의 주체역량이 몇 명의 ‘생협활동가’와 각기 분산되어 있는 생산자들과 사찰매장에서 ‘7-8명의 연합회(준) 운영위원’과 ‘6명의 연합회(준) 사무국활동가’ 그리고 ‘각 운영위원과 함께하고 있는 단위(생산과 소비)조직’들로 바뀌었다.

두 번째는 ‘불교계생협운동’을 둘러싸고 있는 객관적 조건들의 변화이다. 이전에 ‘불교계생협운동’의 토양은 몇 개 사찰의 매장과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몇몇 활동가들의 간접적 지원이 전부였다. 지금은 15개의 사찰매장과 친환경공양미사찰 그리고 5개의 생산지역공동체와 귀농자들의 생산물 등이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 이러한 두가지 점은 분명 불교계 생협운동의 소중한 조건의 변화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더욱더 중요한 변화는 ‘불교계생협운동’을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 들이고 있는 활동주체들의 인식의 변화를 가장 소중하게 보아야 할 것 같다.

몇 가지의 주객관적 조건을 열거하는 것은 단기적인 분석을 넘어설 수 없다. 그래서 그야말로 단기적 처방책만이 이를 통해서 도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전망을 내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개인적 삶과 ‘불교계생협운동’을 장기적으로 합치시켜나갈 활동가들의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불교생협연합회’의 장기적 정책계획과 조직계획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시작될 것이며, 이를 정립한 사람들에 의해 ‘불교생협연합회’는 건설될 것이다. 그리고 이 ‘불교생협연합회’를 통해 ‘불교계생협운동’의 역사는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이하에서는 현재 우리가 그릴 수 있는 ‘불교계생협운동활성화’를 위한 장기계획의 몇가지 모델을 그려볼 것이다. 그리고 이 모델중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찾아보는 과정을 진행할 것이다.


2. 불교계 생협운동의 대중화를 위한 모델 검토

* 생활협동조합에 대해 우리 인드라망에서 지금까지 진행한 것들을 종합하여 평가하면 어떤 표현이 적합할까? 아마도 ‘우리는 생산자를 양성하고, 이러저러한 인연들을 모아서 물류센터에 친환경농산물을 모을 수 있는 일’을 했다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 생활협동조합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친환경생산자, 생산물에 대한 검증, 생산물에 대한 물류와 보관, 생산물의 소분과 배송, 소비자들의 조직, 소비자들에게 공급 등등’의 일이 총체적으로 조건결합을 해야 한다. 이 일 중에서 우리는 전반부의 일들에 집중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는 ‘만일 불교계 사찰이나 단체에서 친환경농산물과 생협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 이들 그룹에 친환경농산물을 전달하는 것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해 왔던 것이다.

* 이러했기에 우리는 불교계에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의 집중화’에 대하여는 아직 능력이 없다. 대신 우리는 ‘생산자와 생산지의 형성과 최소한의 물류시스템’에 대하여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력의 증대 혹은 소비의 집중화’는 지금부터의 과제이다.

* 그런데 애석하게도 지금 인드라망은 이러한 ‘소비력의 증대 혹은 소비의 집중화’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더 큰 어려움은 구조적으로 인드라망은 ‘소비력의 증대 혹은 소비의 집중화’를 위한 방편이 없다.

* 지금까지 인드라망을 구성하고 있는 상근 혹은 비상근 활동가들은 대부분 불교계의 바깥에 있었거나 적어도 불교계의 기존조직(사찰신도회, 청년회, 신행단체 등)에 포함되어 있던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하니 우리의 내용으로 사찰이나 신행단체에 있는 불자들에 대하여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적은 것이다.

* ‘친환경농산물의 소비력 증대’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10-20년간 사찰이나 신행단체의 경험을 가진 인드라망의 사상에 동의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인드라망을 개척해 왔던 활동가들이 바로 이 사람들과 만나야 우리 운동은 ‘대중화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구조적 조건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 불교계에 생협운동을 대중화하고자 하는 바람을 갖는다면, 혹은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대중적 확산을 바라다면 이 구조적 변화에 대하여 깊게 사고해야 한다.

*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불교계의 생협대중화 전략’은 대략 두 가지이다.

1) 제1모델 - 사찰별 생협조직화를 통한 불교생협연합회 모델

* 현재의 ‘사찰공양미협약식 - 사찰장터운동 - 사찰유기농매장 - 사찰생협조직화’의 모델

* 이렇게 형성된 생협들과 지역공동체간의 연합적 조직으로 불교생협연합회 구성

이 모델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그동안 ‘생협단위’는 위의 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2005년을 기해 우리는 이 모델을 위한 기초토양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이 모델은 현실속에서 잘 구현되지 않았다. 어떤 사찰은 친환경공양미만을 다루고 있고, 어떤 사찰은 장터만 가능하고, 또 어떤 사찰은 매장만 가능하다. 그리고 생협으로 조직된 사찰은 없다.

이 모델이 선순환으로 작동되지 않는 이유를 짚어보면 대략 두가지이다. 하나는 이 모델을 완성해 가기 위한 각 고리마다 이 고리를 제대로 연결해 갈 수 있는 주체역량이 부족했다. 이것은 그동안 인드라망과 생협팀의 역사속에서 각 고리들을 능수능란하게 연결해 나갈 주체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다.

두 번째로는 이 모델이 시행되기 위한 사찰내부의 역량부족이다. 이 모델은 사찰자체내에 이 고리들을 풀어나갈 우리의 파트너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며, 이 조건은 긴 시간과 노력이 곁들여져야 실현이 가능하다.

2) 제2모델 - 지역불교생협조직화를 통한 불교생협연합회 모델

* 인드라망회원들을 중심으로 지역불교생협조직

* 지역불교생협이 주축이 되어, 지역별 사찰장터, 공양미협약운동, 유기농매장확대운동 등 진행

* 지역불교생협들과 생산지역공동체의 연합적 조직으로 불교생협연합회 구성

* 지역불교생협운동을 발판으로 각종 교육사업, 지역사회기업, 의료생협, 신협 등 추진, 장 기적으로는 지역사회에서 인드라망운동으로 정착

이 모델은 기존의 우리가 가지고 있던 ‘대중화전략모델’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부정이다. 기존의 모델이 ‘사찰내부의 생태화 - 사찰외부의 생태화’ 전략에 가까웠다면, 새로운 모델은 ‘사찰외부의 생태진지 구성 - 사찰내부의 생태화 - 사찰외부의 생태화’ 전략인 것이다.

이 모델에는 두 가지 주체역량의 결합이 전제된다. 하나는 ‘인드라망의 활동가’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사찰이나 신행단체의 불자’이다.

이 결합에서 인드라망의 활동가들은 ‘생협과 친환경농산물 그리고 생명운동’이라는 이해를 가지고 만난다. 그리고 ‘지역의 불자’들은 ‘오랜기간의 사찰 혹은 신행단체 경험’을 가지고 만난다. 그리고 이 두 주체는 ‘생명운동의 대중화와 불교운동의 대중화’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게 된다.

이 두 주체세력은 우선은 ‘지역사찰의 외곽’에 터를 마련하여, 교육과 이론에 관한 훈련, 친환경농산물의 직거래 활동, 소비의 집중화를 위한 공동구매 활동 등을 통해 교류한다.

중기적으로는 인근지역의 사찰내부에 우리의 활동공간(장터, 매장, 친환경공양미 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사업 과정에서 교육프로그램이 모색되면서, 점차적으로 인드라망운동과 폭넓게 교류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사찰과 지역사회의 생태화’를 위해 노력한다. 대안문명운동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사상과 세계관에 대한 공부프로그램’과 ‘지역사회 복지문화사업’ 그리고 지역경제적 토양이 고르게 모색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지역사회에서 인드라망운동의 싹이 피어날 것이라고 본다.

여기서 ‘지역생협활동’이 ‘지역인드라망운동’으로 확장, 발전되는 것은 ‘광명YMCA'의 모델을 잘 연구하면 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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