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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생리대가 더 환경오염을 시킨다?

 

-면 생리대를 쓰면 물오염 시킨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먼저 이기적인 것부터 얘기를 해야 해요. 1회용 생리대와 면 생리대, 어느 게 더 여자 몸에 좋겠어요?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좋겠어요. 이 얘기부터 해야 되요. 환경은 덤으로 생각하는 거죠.

생리대와 1회용 생리대 어느 것이 더 오염시키는지 계산할 때, 1회용생리대업자들은 이익을 놓칠 수 없기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수치들을 보여서 정당화하려고 하겠지요.

 

단순한 비교를 떠나서 1회용생리대를 어떻게 만드는지,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나무가 잘려나가는지, 버려지는 생리대가 어떻게 처리되고 어떤 문제를 낳는지
이런 것들을 두루 살펴봐야 해요. 하나만 봐서는 진실이 아니에요."

 

-면생리대가 웰빙열풍과 함께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 세대는 면 생리대가 없었어요. 면생리대 쓰던 어머니 세대에게는 1회용생리대는 혁명이었지요.
하루 종일 집안일 많고, 농사일도 힘든 데 천하나 안 빠는 게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어요.
1회용생리대가 줬던 편리성에 빠져서 여성들이 1회용생리대를 지지하는 상황이 이해가 되요.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지요. 세간 조건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화학조미료 넣으면 왜 이리 맛있어 그랬잖아요. 이거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살만해진 것이죠. 그저 편하고 맛만 중요한 게 아니라 환경과 건강, 몸을 더 생각하게 되었지요.
웰빙 바람타고 환경 쪽으로 사람들 관심이 부쩍 높아졌어요. 생협도 많이 생겼지요."

 

-면생리대를 널어서 말리셔야 할 텐데, 그걸 본 가족의 변화가 있나요?

"아무래도 자식들이 생리에 대해 알게 되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딸, 아들이 보니 성교육도 자연스럽게 될 수 있지요. 면생리대 두고 대화가 이루어지니까요.
부부사이에도, 면생리대가 보이고 생리대 통이 꺼내져 있으면 굳이 말을 안 해도
서로 자연스러운 신호가 될 수 있지요.

저와 저희 엄마는 생리에 대한 편견 때문에 약국 들어가서 생리대 달라고 하기 부끄러웠다면
제 딸은 약국에서 자연스럽게 샀으면 좋겠어요.

 



제 블로그에 올린 면생리대 만화는 만화가 명 선생님이 그리신 것이죠.
명 선생님은 반디와 명을 필명으로 쓰시는데, 면생리대 만화를 그릴 때는 반디를 쓰셨대요.
보통은 명이라고 쓰시지요.

12월 14일, 명 선생님을 만나 면생리대 만화를 그리게 된 과정과 면생리대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만화가 명

 

아이 하나가 숲 하나를 잡는다

 

-면생리대를 쓰실 텐데, 쓰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쓴지 3년 되었네요. 처음에는 면생리대가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종이기저귀를 썼는데, 우연히 ‘아이 하나가 숲 하나를 잡는다.’란 문구를 봤어요.
정말로 아기 기저귀 만들려면 숲 하나가 사라지겠더라고요.
환경에 관심이 많고 1회용을 당연하게 쓰는 것이 안타까워서 아이가 돌이 됐을 때
천 기저귀 쓰기로 마음먹었어요.

 

막상 돌이 되어 천기저귀를 써야하는데,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그래도 양심상 이것저것 알아봤지요. 인터넷 검색해보니까 천기저귀 쓰는 엄마들이 있더라고요.
그 분들이 쓴 글들 읽는데 어떤 분이 천생리대를 쓴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환경과 건강 생각하시는 분들이니 그런 쪽에 더 민감하시겠지요.

 

거기 운영자가 면기저귀 장점과 단점 쭉 적은다음,
분비물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면생리대도 면기저귀 같은 거라고 하셨더라고요.
‘엄마도 건강해야 한다.’며 면생리대 쓰기를 바란다고 적으셨지요.
애도 애지만, 내가 숲을 없애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는 수유중이라서 생리가 없었어요. 면생리대에 꽂히자 밤새도록 자료를 찾았지요.
그렇게 해서 면생리대 제품을 사봤는데 비싸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살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만드는 법을 찾았어요. 만들기 전에는 막막한데, 해보니까 별 거 아니더라고요.
제가 손이 무딘데도 어렵지 않았어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 쓰기 시작했지요."

 

세수한 뒤 휴지로 닦을래요? 수건으로 닦을래요?

 

-1회용 생리대를 쭉 쓰시다가 면생리대 쓰시게 되었는데, 차이가 있나요?

"세수하고 얼굴에 묻은 물을 닦을 때 휴지와 수건이랑 닦는 걸 생각해보세요. 다르잖아요.
아무리 좋은 휴지라도 얼굴에 대면 그렇게 좋지 않아요.
그것도 오랫동안 얼굴에 붙이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딱 그 차이라고 느끼시면 될 거예요.

 

생리대와 살이 마찰되면 보풀이 일어날 수 있지요. 요즘은 비닐 같은 재질이 쓰이고 있어요.
얼굴에 비닐 댄 채 생활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잠깐 대는 게 아니라 계속 대고 있어야 해요.
비닐이나 휴지를 오랫동안 몸에 대면 좋을 리가 없지요. 비닐보다는 수건을 쓰고 싶겠지요.


 

 


생리대 만화 @ 명


생리대광고를 보면 통기성이 좋다고 하잖아요. 바로 그게 단점이니까 그렇게 광고를 하는 거예요.
다른 생리대는 통기성이 안 좋은데 우리 것은 통기성이 된다고.
옷을 입는데 비닐 옷을 입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거예요. 피부도 숨을 쉬잖아요.
비닐 옷을 입었을 때 얼마나 갑갑해요."

 

-면생리대를 만드는 얘기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인터넷에 면생리대 만드는 법이 많아요. 그걸 보면서 만드는데,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설명에 나온 재료를 꼭 써야 할 것 같고 홈질하다보면 실수도 생기고 그랬어요.
따라하다가 이렇게도 만들고 저렇게도 만들었어요. 또 만화로 그리려면 여러 자료를 모아야 했지요.
그렇게 해서 만든 경험을 만화로 그렸어요.

 

아주 잘 못 만들어도 애착이 생겨요.
물건도, 인간관계도 자기가 시간과 감정, 돈을 투자하기에 소중한 것이죠.
노력하고 공을 들이면 애정이 생겨요. 솜씨가 모자라도 제가 만든 생리대이기에 마음이 가요.
돈 주고 사서 마음에 안 차면 화가 나겠지만요.

 

물건에 사연이 있으면 더 애착이 생기듯이 생리대를 만들면 생리대에 이야기가 생겨요.
매번 모양이 달라지고 그때 만들던 감정이 천 생리대를 볼 때마다 살아나요.
만들 때마다 모양이 달라지기에 재미있어요.
거기다 생리대의 재료로 썼던 천을 보며 거기에 얽힌 이야기가 떠올라요.
그렇게 셀 수 없이 많이 만들었어요."

 

좋은 걸 경험하니까 면생리대 쓰게 돼

 

-면생리대 권하셨을 텐데, 반응들이 어떤가요?

"만들어서 주기도 했는데 누가 그러더라고요. 그건 큰 의미가 없다고.
취지와 면생리대를 이해하여 동의하지 않으면 안 쓸 거라고 해요.
촛불시위도 자신이 촛불의 의미와 사회흐름을 알지 못하면 아무리 촛불시위 현장에 가도
그 감흥을 모르잖아요. 마찬가지라고.

 

그래도 제 친구 가운데 2명은 면생리대로 바꾸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거라도 압박하면 싫어하잖아요.
귀찮은 거, 너나 해라 이렇게 대답하기 쉽지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권해요.
팬티라이너라고 생리대보다 작은 게 있어요.
저는 그걸 주면서 생리 끝날 때쯤, 양 적을 때에 써보라고 줘요.
생리 끝날 때 쓰면 큰 부담 없이 써볼 수 있거든요.


 

 

면 생리대 경험담 @ 명


생리대를 오래 쓰면 찝찝하고 적게 쓰면 갈기 아깝고 그래요.
친구들이 제가 준 팬티라이너를 쓰니까 그렇게 좋았나 봐요. 써보면 알잖아요.
면으로 만든 팬티라이너를 주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니까 좋은 생리대업체 어디냐고 묻더라고요.
자기는 만들 시간은 없으니까 사서 쓰겠다는 거죠.
좋다고 얘기들을 때는 반응 없다가도 좋은 걸 경험하니까 쓰게 되더라고요.

 

면생리대를 쓰게 된 두 친구 중에 한 친구는 생리통이 아주 심했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남편 회사 사람들이 알 정도였어요.
부인이 너무 힘들어하니까 아내가 생리하는 날에는 남편이 일찍 퇴근할 정도였지요.
면생리대가 좋다고 그 친구도 들었지만 선뜻 바꾸지 못하였지요.
그러다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면 생리대 쓰니까 어때? 물으니까 좋다고 하더라고요."

 

면생리대 빠는 일 힘들어도 몸에 좋으니까 감수

 

-면생리대 빠는 일이 귀찮고 힘들다고 합니다.

"솔직하게, 빠는 거, 힘든 일이라고 말해줘요. 이게 치명적이에요. 빠는 일, 쉽지 않아요.
예전에 양말 비벼 빠는 게 힘들 듯이 면생리대 빠는 일이 일이긴 해요. 빠는 방법이 귀찮긴 해요.
그래도 몸이 좋으니까 감수하는 거죠. 집에 1회용생리대가 있는데도 면 생리대를 쓰게 되더라고요.
 

면 생리대 빠는 일 @ 명

 

빠는 것이 힘든 걸 알기에 생리 끝날 때에 면생리대를 써보라고 권해요.
양이 적을 때 시작해서 빠는 일을 적어야 그나마 편안히 받아들이거든요. 더구나 삶아야 해요.
잘 빨고 잘 말리는 게 중요해요. 대단한 단점이에요.

1회용생리대는 공산품으로 편의성이 좋고 살균처리가 되잖아요. 그걸 자기가 꼬박꼬박해줘야 하죠.
자기가 제대로 안 해놓고 나중에 문제 생기면 면 생리대를 탓할 수 있거든요.

 

한번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뭐든지 경험하고 나면 알게 되요.
면생리대를 경험한 사람 열에 여섯, 일곱은 바꾸더라고요.
다시 1회용생리대를 쓰더라도 면생리대는 어떤 느낌이고 뭐가 다르구나 아는 것과 아예 모르는 것은
큰 차이지요. 그래서 어린이들 첫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해요.
한번 가치관이 잡히면 바뀌지가 않아요. 어린이들에게 홍보가 되어야 해요.
누가 만들어 쓰면 유난스럽다고 여기지 않아야 되겠지요.

 

화학조미료를 예로 들어볼게요. 이제는 화학조미료가 몸에 안 좋다는 걸 다 알잖아요.
이제는 조미료를 만들어 먹거나 천연조미료를 찾게 되지요.
마찬가지로 면 생리대 쓰는 게 더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흐름이 바뀔 거예요.
경제적으로도 장점이니까요. 만들면 금방 이득이 되요. 당장 이번 달부터 이득이에요.
사서 써도 멀리 보면 이득이지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살았어요.
아이가 생기고 나서 변하더라고요.
아이가 클 때까지는 좋은 거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자연파괴를 되도록 적게 하면서 좋은 거를 해주고 싶지요.
그러한 생각이 저에게도 온 거죠.
면생리대를 쓰면서 저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죠."

 

“생리를 신비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야”

 

-생리에 대해 아직 편견이 사회에 있습니다.

"예전에 버스에서 생리대를 떨어뜨렸는데, 옷으로 가려준 남자 이야기가 있어요.
그때 여학생들끼리 멋지다, 변태다 이런 수다를 떨었지요.(웃음) 생리한다는 자체를,
남이 이 사실을 안 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인식이 있어요.
생리대 광고가 TV방송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워야 해요.
별 거 아닌 걸로 배우면 별 게 아닌 게 되잖아요. 생리를 신비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야겠지요."


 

제가 갖고 있던 면생리대 제품을 드리자 더 예뻐야 한다고,
어린이들이 더 끌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짚어주시네요.
1회용 생리대는 곧 쓰고 버릴 것이기에 예뻐 봤자지만 면 생리대는 계속 써야하기에
실용성은 기본이고 더 예쁘게 디자인되길 바란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학교 가사시간에 면생리대 만드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아이 엉덩이를 생각해서 천기저귀를 쓰는 엄마들이 많지요.
아이가 귀한만큼 아이 엄마, 여성도 귀하지요.
좋은 걸 쓰면서 자기 건강을 챙겨야 아이 건강도 잘 돌볼 수 있지요.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들 것 같다고요?
명 선생님 말씀으로는 만드는데 돈이, 아주 안 들어간대요.
집에서 못 쓰는 옷들이나 오래 사용한 수건들을 써도 좋대요.
명 선생님이 그린 면생리대만들기 만화를 참고하시면 만드시는데 수월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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