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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환경소송센터
김혁 '10cm의 기적'


대기오염시민모니터링 1차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 700여명의 시민이 아침잠을 설쳐가며 애써 준 성과다.


시민모니터링의 결과 보도자료가 나간 날 어느 공무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산화질소 '간이 측정캡슐'의 객관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대기오염시민모니터링을 4년 전부터 계속하고 있는 대전충남녹색연합도 아직까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대기오염시민모니터링을 30년 동안 하고 있는 일본 오오사카에서는 이런 일은 없다.
이산화질소 '간이 측정캡슐'의 오랜 과학적 객관성 논쟁이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대기오염시민모니터링은 매년 쉬지 않고 지속하는 가운데
시민주도형 대기환경개선운동으로 정착되었다.  



전국대기오염시민모니터링 주요 도시 비교에서 서울은 독보적이었다.
전국 이산화질소 대기오염농도 상위30지점 대부분을 서울지역이 싹쓸이하였다.
청량리역과 동대문역 등 주요 교차로가 높은 대기오염도를 나타내었다.


이는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 자동차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영등포구에 있는 당중초등학교는 서울지역 상위 15 지점 중에 한 곳에 포함될 정도로
대기오염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서울 도심지역 주요 교차로 50지점의 평균값은 77ppb 였고,
이는 이산화질소 24시간 국가대기환경기준인 60ppb를 초과하는 수치다.



기대를 모았던 서울 차 없는 날 행사 때 차량통제에 따른 대기오염수치변화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차량 통제가 이루어진 9월 22일보다 비가 왔던 9월 24일의 대기오염도가 오히려 낮았다.


하루 동안 이루어진 차량통제가 대기오염 변화에 그다지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루 간이측정 캡슐을 달았던 교차로 모퉁이 별로 대기오염 수치 차이가 큰 지역이 있었다.


지점에 따라 대기오염이 심각하게 집중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노약자들은 단시간 고농도의 대기오염 노출에 더욱 민감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지역 아파트단지의 경우 영등포구에 있는 월드메르디앙이 75ppb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메르디앙의 경우 이산화질소 캡슐(Passive Sampler)의 부착 위치에 따라 최대 59ppb가 차이가 났다.


도로변과의 거리에 따른 이산화질소 대기오염 집중의 차이가 극심했다.
중구의 경희궁의 아침은 70ppb, 금천구의 두산아파트는 69ppb, 성동구의 동아맨션 아파트와
강동구의 현대대림아파트가 각각 67ppb와 66ppb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대기환경기준을 넘고 있는 곳은 양천구의 목동아파트7단지와 관악구의 관악아파트,
강남구의 MBC 한신아파트 등이다.


간이 측정캡슐이 의미 있는 것은 어떤 자료보다도 정확한 대기오염의 경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대부분의 교차로는 이산화질소 수치가 높게 나왔다. 대부분의 주택가들은 낮게 나왔다.
 

10cm 미터, 손가락 길이만큼도 되지 않는 간이측정캡슐은 일관된 값들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서울지역 대기오염모니터링은 이제 1차 조사결과를 얻었을 뿐이다.


긴 여정의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시민모니터링을 통해 과학적으로 객관적이고 의미 있는 자료를 얻을 수 있는가라고
누구든 질문할 수 있다.


희망컨대 각자가 시간을 들이고 땀을 흘려 직접 그 답을 찾아 봤으면 좋겠다.
내가 숨 쉬고 있는 공기가 어떤지, 내가 궁금해 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측정해 볼 수 있다.


이른 아침 이산화질소캡슐을 달아보지 않더라도 뿌연 스모그를 통해 어느 정도
예감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 심각한 대기오염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들기 시작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대기오염 시민모니터링의 의미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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