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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빛그늘, 권정생선생님을 생각한다.
권정생선생님 분향소 고 권정생 선생의 유언장을 본 것은 우연이었다. 이웃 블로거를 방문했다가 대뜸 시작되는 스캐닝 받은 편지지의 글을 약간 힘들게 읽어내려갔다. '어쩌면 권정생 선생의 유언장이겠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유언장을 그렇게 쓸 수 있는 사람은 한글 문화권에서는 권정생 선생 이외에는 희박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정보로는 그렇다.
외람되지만 나는 권·정·생으로 표기하겠다. '선생'이나 '선생님' 같은 존칭보다 권정생은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하나의 고유명사이자 삶의 태도에 관한 하나의 대명사이기 때문이다.
유언장
내가 죽은 뒤에 다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 1. 최완택 목사 민들레 교회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돼지 죽통에 오줌을 눈 적은 있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이다. 2. 정호경 신부 봉화군 명호면 비나리 이 사람은 잔소리가 심하지만 신부이고 정직하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 3. 박연철 변호사 이 사람은 민주변호사로 알려졌지만 어려운 사람과 함께 살려고 애쓰는 보통사람이다.
위 세 사람은 내가 쓴 모든 저작물을 함께 잘 관리해 주기를 바란다.
유언장이란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장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2005년 5월 1일 쓴 사람 권정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