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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꼭 기억할게요"

[현장] '일제고사 징계' 김윤주 교사 눈물의 작별

기사입력 2008-12-19 오후 4:16:23

 

19일 오전, 서울 종로 청운초등학교 6학년 4반은 금새 눈물바다가 됐다.
일제고사 대신 체험 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이 반 담임 김윤주 교사가 마지막 수업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해임 통보가 빨리 올 줄 모르고 미리 17·18일 연가를 냈었다는
김 교사는 해임 통보 이후 이날 첫 출근을 했다.


학교 측은 지난 이틀간 김 교사가 '출근 투쟁'을 할 것을 대비해 교문을 막아놓고
경찰과 교직원들이 철저한 감시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김 교사는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교실에 들어왔고,
하나 둘씩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았다.


교감·교장이 차례로 교실에 들어와 김윤주 교사에게 나갈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학생을 비롯해 김 교사를 지키기 위해 모인 10여 명의 학부모가 만류했고,
결국 김 교사는 40분이라는 시간을 마지막 수업을 위해 쓰도록 '허락'받았다.


교문 밖에서는 학교 측이 불러 출동한 경찰이 등굣길에 배치됐고,
6학년 4반 앞 복도에서도 감시하러 나온 교육청 장학사들이 서성였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은 교실을 나서는 김윤주 교사를 따라갔다.
학교 교장이 경찰과 함께 몸으로 학생들을 막았고,
학생들은 울고 몸싸움을 벌이며 기어이 김 교사를 따라 나서려 했다.


복도에서 또 다시 끌어안던 김 교사와 학생들 모두 눈물을 흘렸다.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고 약속하며.

▲ 김윤주 교사의 징계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학부모와 지역 시민단체들은 청원초등학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교장이 나와 교문 앞을 지키고 섰다. ⓒ프레시안
▲ 수업을 진행하려는 김윤주 교사를 교감과 교장이 쫓아내려 하자 학생들은 눈물을 흘렸다. 며칠 전까지 교문 앞에서 선생님을 돌려달라며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서 있던 학생들이었다. ⓒ프레시안
▲ 김윤주 교사가 해임된 이후 김 교사 학급의 담임은 교감이 맡았다. 교감은 1시간으로 주어진 김 교사의 수업도 지켜보겠다며 교단 앞을 지켰다. 학생들은 "1시간만 (김윤주 선생님에게) 시간을 주는 것도 안 돼요?"라며 못박은 듯 서 있는 교감에게 호소했다. ⓒ프레시안
▲ 김윤주 교사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은 '선생님 성적표'를 적어달라고 했다. 김 교사는 '성적표'를 제출하는 아이들을 한 명씩 끌어안고 작별 인사를 했다. ⓒ프레시안
▲ 아이들과 인사를 하며 눈물을 참으려 애썼던 김 교사에게 청각 장애를 가진 학생이 '성적표'를 냈다. "돌아오라"는 말과 함께 김 교사의 얼굴을 그린 성적표를 받아든 김 교사는 기어이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울었다. ⓒ프레시안

▲ 청각 장애를 가진 학생이 쓴 '성적표' 편지를 읽으며 울고 있는 김윤주 교사. 편지에는 "선생님 돌아와요. 졸업식 때 빨리 만나요"라는 글과 함께 김 교사를 그린 그림이 있었다. ⓒ프레시안
▲ 청운초 교장이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와 김윤주 교사에게 나가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이 항의하자 교장은 "현실을 인정하라"고 말했다. 밖에는 교육청에서 온 장학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프레시안
▲ 김윤주 교사가 나가자 학생들은 책가방을 싸며 함께 나가려 했다. 김 교사가 이를 말리며 대신 교문까지만 같이 가자고 했다. 그러나 교장은 복도 통로를 막아서며 아이들을 막았다. 복도는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프레시안
▲ 건물 밖으로 학생을 나가지 못하게 하는 교장 앞에서 김 교사는 할 수 없이 복도에서 마지막 인사를 해야 했다. 지켜보던 동료 교사들의 눈물도 계속 됐다. ⓒ프레시안
▲ 복도에서 또 다시 끌어안던 김 교사와 학생들은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고 약속했다. ⓒ프레시안

▲ 학교를 떠나는 김윤주 교사. 손에는 아이들이 곱게 접은 '성적표' 편지가 들려 있었다. ⓒ프레시안

/손문상 기자(=사진),강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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