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가 누구야
(펌) 오체투지 삼일째 - 스님! 신부님! 힘내십시요!
흰그늘
2008. 9. 9. 19:18
(펌) 힘내십시요! 스님! 신부님!
글쓴이 선각 08.09.08.19:14
오체투지... 새벽 5시에 집을 나섰다. 6시 안양에서 한 분과 합류하고, 7시쯤 안성에서
또 한 분과 합류했다. 무전기를 대여하기 9시쯤, 전주 시내로 들어갔다. 무전기를 대여
하고 테스트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도 늦어졌다. 서둘러 남원을 거쳐 구례 천운사를
지나, 시암재 쉼터를 오르니 이미 11시가 되었다. 지리산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계시는
수경스님, 문규현 신부를 찾았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출발하시어 오체투지를 시작한 지
3일째였다. 범불교도대회가 있었던 지난달 8월 27일, 수경스님은 현 정부의 오만함에
맞서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기도 밖에 없다는 말씀과 함께 '오체투지' 를 선언하셨다.
오체투지를 통하여, 낮아질 대로 낮아져 생명, 평화, 사람의 길을 찾아서 기도하겠다는
것이다. 문규현 신부와 함께 수경스님께서도 9월 4일 오체투지의 그 첫발을 내디뎠다...

▲ 오전 오체투지를 마치고 쉬고 계시는 수경스님과 문규현 신부님 오전 오체투지를 막 끝내고 옷을 갈아 입으신 두 분을 만났다. 잠을 잘 수 있도록 개조해 바닥을 만들어 놓은 25인승 버스에서 만난 수경스님과 문규현 신부는 지친 몸을 누이고 있었다. 바닥이 넘 차가웠다. 오전에 많은 비가 내려, 온 몸이 젖고 힘든 오전을 보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 후... '오늘은 더 힘들다' 하시면서, 첫 운을 떼셨다. 왜 힘들지 않을까, 마음이 착잡해졌다... 두 분은 이렇게 어려운 길을 나선 이유를 현 정부가 '생명과 평화와 사람의 길' 을 옳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시라며, 그 길을 계속 걷겠다고, 스스로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다. 오전에 오던 비가 그치나 했더니 다시 시작될 시간인 1시 30분경에는 상당히 많은 비가 내렸다. 다행히 2시경엔
빗줄기가 잦아졌지만, 왔다갔다하는 (?) 비로 인하여 쉽지 않은 오후를 보내야만 했다.
오후2시 시암재 쉼터에서 150m 윗지점으로 다시 올라가 오체투지가 시작되었다. 왕복
2차선에 경사가 심하고 굽은 도로가 많아서 지난 이틀간은 상당히 위험했었단다. 오후
부터는 위 아래쪽에서 두 사람이 무전기로 차량 통제를 할 수 있었기에 위험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약 100여 미터를 오체투지로 이동하고 10여분을 쉬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서인지 한 번 오체투지를 할 때마다 두 분의 입에서는 신음 소리가
난다. 오체투지..... 세 걸음을 걷고 머리까지 온 몸을 땅에 밀착하며 이동하는 것이 바로
오체투지이다. 한 번의 동작만으로도 상당히 힘이 들 것임을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토요일 비로 인하여 지리산에 운무가 가득하다. 드라이브 하기 참 좋은 날이다. 이런 날
두 분은 사진 사이 사이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저 길을 한 걸음씩 내려가시는 것이다.....

오체투지단 아래로 보이는 지리산 자락 운무가 환상이다...아름다움과 고통이 어우러져
있다. 지난번 삼보일배의 후유증으로 무릎이 성치 않는 수경스님은 일어설 때, 거의 두
팔만을 의지한다. 내리막길이라서 일어서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닌데, 두 팔로만 지탱을
하며 오체투지를 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참으로 마음이 찢어지고 아프다... 나무아미타불

100여미터 이동하면 10여분을 쉰다. 잠시 쉬는 시간에는 지친 몸에 한기가 올라온다.
물 한 컵과 담요를 의지하고 잠시의 쉼을 가지면 또 오체투지를 시작한다. 잠시의 쉼이
달콤할까, 아니면 두려울까 생각해 보니, 나 였다면 두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60을 훌쩍 넘기신 두 분의 발걸음을 과연 누가 막을 것인가...나무아미타불 ()

다시 시작되는 오체투지......걸음 하나에 생명, 두 번째 걸음에 평화, 마지막 걸음에는
사람을 걷고, 온 몸으로 땅을 디디며 기도한다... 이렇게 한 걸음씩 길을 걷다가 보면,
누군가는 생명을 이해하고, 누군가는 평화를 노래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사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 모든 사람이 동참하게 될 것라는 소망을 기도에 담는다.....

오락가락하는 비로 인해 온 몸이 젖어있다. 오전에도 쏟아지는 비로 힘들었는데 이미
비로 인하여 젖은 몸은 차갑고 더 많은 고통을 불러 온다. 너무 힘든 다리를 동행자가
주물러주고 있다. 온 몸이 이렇게 젖어도 일정은 그대로 진행된다. 옷도 갈아 입을 수
없다. '부디 날씨라도 좋아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머리에 계속 남는다...나무아미타불

하루 구간 순례자로 동행한 젊은 부부의 아이, 차 지나가는 소리를 따라 돌린 눈망울이
초롱하다. 이 아이들에게 물려 줄 좋은 미래를 위하여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수경스님,
문규현 신부님 두 분도 순례의 걸음을 걷는 것일 게다...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두 분의 옷이 젖어 있지만, 피로가 가득한 얼굴에도 비장한 결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후 5시 6일 오체투지 일정이 끝났다. 마지막 순서는 순례자 전체가 함께 맞절로 끝을
낸다. 서로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을 더불어 담는다... 일요일에는 일정이
없는데, 그 이유는 문규현 신부님의 미사집전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나무아미타불 ()
이 분들이 걸었던 길은 오르막을 걷자면 그냥 걷기도 어려운 길이다. 더군다나 그 길을
오체투지로 내려오려면 고통이 만만치 않다. 온 몸을 대기 위해 몸을 숙일 때도 조금만
힘이 빠지면 그대로 땅에 충돌해 버린다. 일어설 때에도 몸을 뒤틀지 않고서, 일서서기
때문에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한다. 경사가 심할수록 쉽게 지치고 힘이 드는 건 당연하다.

군데군데 1단 기어 사용을 권장하는 표지판과 브레이크 파열로 인한 사진이 붙어 있다.

경사가 20%라는 표지판이다. 20%경사라면 산악도로 중 가장 경사가 급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무리 험한 산도 20%이상 경사도로를 찾기는 쉽지 않다. 수경스님은
오늘 코스를 이동하며, 너무 앞으로 경사가 심해 힘이 들기도 하지만, 구토증세가 나는
것을 참기 어렵다고 하셨다...그러한 이유로 식사 양을 평소의 반 정도로 줄이셨지만,
내리막길이 계속해서 어려움을 주게 될 것 같다. 힘든 일정에 식사 양을 줄이는 것은
적인 문제를 가져오게 될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월요일에 두 분이 지나야 할 도로이다. 너무 가파른 길을 어떻게 내려올 수 있을까 하
생각이 들어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에 담았다. 무릎을 대고 팔꿈치를 대고 머리를 대
온 몸을 밀착시켜 우리의 땅을 이동하는 두 분의 모습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는가!
"촛불을 위해, 경쟁보다 연대를 위해, 의료 민영화를 막으려…"
순례단원이 순례길에서 하는 기도는 제각기 달랐다. 공통점이 있다면, 현 정부의 정책을 잘못됐다고 판단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소망한다는 점이었다.
두 성직자의 뒤에서 현수막을 든 20대 단원 네 명은 촛불 집회에서 만난 이들이었다. 매일 현장에서 마주치면서 친구된 이들은 오체투지 소식에 다니던 회사에 휴가를 내고 다 같이 합류했다고 했다. 이들은 두 성직자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맨발로 순례를 따라갔다.
그 중 한 명인 엄기웅(26) 씨는 순례단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이명박 대통령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 사회는 가짜 보수들이 보수를 지칭하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촛불 집회에 나선 사람을 빨갱이라고 하는 등 소통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의 고집으로 무리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라도 나서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 변화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체투지 순례에 참여함으로써 촛불 시위로 연행된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다"며 "꺼져가는 촛불이 오체투지 순례로 다시 한 번 피어오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리산에 사는 한 부부는 삼보일배를 하며 순례단을 따랐다. '어떻게 동참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이들 부부는 난감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되려 묻는다. "이유를 꼭 말로 해야 알겠나, 너무나 당연하지 않나."
이들은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어떤 이상한 사람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리사욕에 물든 집단들이 귀를 막고,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을 미국에서 자꾸 들여와서 먹이려 하지 않나"라며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국민을 경쟁의 나락에 떨어뜨리려고 하는 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마웅저 씨도 "절과 성당에 있어야 하는 스님과 신부님이 왜 이곳에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런 오체투지 같은 건 독재가 통제하는 국가에서나 하는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에서도 하는 것은 이 사회가 고민해야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성직자로서 동료 성직자들을 격려하러 온 전주 아름다운 교회 양용석(52) 목사는 "현재 호스피스로서 암기 말 환자를 돌보는 사역을 하고 있는데 이 정부가 시행하려고 하는 의료 민영화는 목숨을 걸고 막으려고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저질러 놓은 잘못에 엉뚱한 사람이 십자가를 지는 것 같아 너무 창피하다"고 덧붙였다.
오체투지 순례의 총괄을 맡고 있는 생태지평 명호 연구원은 "현재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사회적 위기에 봉착했다"며 "이 위기가 왜 발생했는지, 대처하는 우리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갈 것인지를 성찰하는 것이 이 순례의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참여하는 각각의 순례단원들이 각자의 순례 상을 찾아갈 것이고, 그 다양한 상이 이 순례를 완성시킬 것"이라며 "정답이 있어서 떠나는 게 아니라 길 속에서 그것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양한 상이 이 순례를 완성시킬 것"이라며 "정답이 있어서 떠나는 게 아니라 길 속에서 그것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혼을 맑은 물에 헹구는 기분"
한편, 등산객은 신기한 듯 발걸음을 멈추고 순례 행렬을 바라봤다. 이들은 대체로 두 성직자의 오체투지가 "숭고하다", "숙연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에서 온 최영순(50) 씨는 "저런 분들을 보니 영혼을 맑은 물에 헹구는 기분"이라며 "우리는 만물척도가 다 돈인 탁한 삶을 살고 있는데, 이분들의 오체투지를 보면서 경각심을 갖게 되고, 작은 일부터 자기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분들이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 안쓰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나충오(41) 씨는 "놀랐다"며 "세상에 이분들의 진심이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도 대구에서 학교 평준화를 위해 자전거 투어 등을 했지만, 사람들과 소통하기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런 정성은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주 한 교회의 장로라는 최주환(68) 씨는 "정말 훌륭한 일"이라며 "나도 장로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라는 게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장로라면 부자보다 소외되고, 고통 받는 어려운 사람 편이어야 하지 않나"라며 "예수님은 어려운 사람의 편이었는데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기독교 오해가 생기고 불교계와 사이만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어떤 이는 오체투지가 별 효과가 없어 보인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수원에서 온 이명자(52)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큰 잘못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까지 절을 하고 다녀야 하는가" 반문하며 "이런 방식으로 국민들 마음이 움직일지 미지수"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취재 지리산 김하나/ 기자
글쓴이 선각 08.09.08.19:14
오체투지... 새벽 5시에 집을 나섰다. 6시 안양에서 한 분과 합류하고, 7시쯤 안성에서
또 한 분과 합류했다. 무전기를 대여하기 9시쯤, 전주 시내로 들어갔다. 무전기를 대여
하고 테스트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도 늦어졌다. 서둘러 남원을 거쳐 구례 천운사를
지나, 시암재 쉼터를 오르니 이미 11시가 되었다. 지리산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계시는
수경스님, 문규현 신부를 찾았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출발하시어 오체투지를 시작한 지
3일째였다. 범불교도대회가 있었던 지난달 8월 27일, 수경스님은 현 정부의 오만함에
맞서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기도 밖에 없다는 말씀과 함께 '오체투지' 를 선언하셨다.
오체투지를 통하여, 낮아질 대로 낮아져 생명, 평화, 사람의 길을 찾아서 기도하겠다는
것이다. 문규현 신부와 함께 수경스님께서도 9월 4일 오체투지의 그 첫발을 내디뎠다...
▲ 오전 오체투지를 마치고 쉬고 계시는 수경스님과 문규현 신부님 오전 오체투지를 막 끝내고 옷을 갈아 입으신 두 분을 만났다. 잠을 잘 수 있도록 개조해 바닥을 만들어 놓은 25인승 버스에서 만난 수경스님과 문규현 신부는 지친 몸을 누이고 있었다. 바닥이 넘 차가웠다. 오전에 많은 비가 내려, 온 몸이 젖고 힘든 오전을 보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 후... '오늘은 더 힘들다' 하시면서, 첫 운을 떼셨다. 왜 힘들지 않을까, 마음이 착잡해졌다... 두 분은 이렇게 어려운 길을 나선 이유를 현 정부가 '생명과 평화와 사람의 길' 을 옳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시라며, 그 길을 계속 걷겠다고, 스스로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다. 오전에 오던 비가 그치나 했더니 다시 시작될 시간인 1시 30분경에는 상당히 많은 비가 내렸다. 다행히 2시경엔
빗줄기가 잦아졌지만, 왔다갔다하는 (?) 비로 인하여 쉽지 않은 오후를 보내야만 했다.
오후2시 시암재 쉼터에서 150m 윗지점으로 다시 올라가 오체투지가 시작되었다. 왕복
2차선에 경사가 심하고 굽은 도로가 많아서 지난 이틀간은 상당히 위험했었단다. 오후
부터는 위 아래쪽에서 두 사람이 무전기로 차량 통제를 할 수 있었기에 위험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약 100여 미터를 오체투지로 이동하고 10여분을 쉬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서인지 한 번 오체투지를 할 때마다 두 분의 입에서는 신음 소리가
난다. 오체투지..... 세 걸음을 걷고 머리까지 온 몸을 땅에 밀착하며 이동하는 것이 바로
오체투지이다. 한 번의 동작만으로도 상당히 힘이 들 것임을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토요일 비로 인하여 지리산에 운무가 가득하다. 드라이브 하기 참 좋은 날이다. 이런 날
두 분은 사진 사이 사이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저 길을 한 걸음씩 내려가시는 것이다.....
오체투지단 아래로 보이는 지리산 자락 운무가 환상이다...아름다움과 고통이 어우러져
있다. 지난번 삼보일배의 후유증으로 무릎이 성치 않는 수경스님은 일어설 때, 거의 두
팔만을 의지한다. 내리막길이라서 일어서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닌데, 두 팔로만 지탱을
하며 오체투지를 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참으로 마음이 찢어지고 아프다... 나무아미타불
100여미터 이동하면 10여분을 쉰다. 잠시 쉬는 시간에는 지친 몸에 한기가 올라온다.
물 한 컵과 담요를 의지하고 잠시의 쉼을 가지면 또 오체투지를 시작한다. 잠시의 쉼이
달콤할까, 아니면 두려울까 생각해 보니, 나 였다면 두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60을 훌쩍 넘기신 두 분의 발걸음을 과연 누가 막을 것인가...나무아미타불 ()
다시 시작되는 오체투지......걸음 하나에 생명, 두 번째 걸음에 평화, 마지막 걸음에는
사람을 걷고, 온 몸으로 땅을 디디며 기도한다... 이렇게 한 걸음씩 길을 걷다가 보면,
누군가는 생명을 이해하고, 누군가는 평화를 노래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사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 모든 사람이 동참하게 될 것라는 소망을 기도에 담는다.....
오락가락하는 비로 인해 온 몸이 젖어있다. 오전에도 쏟아지는 비로 힘들었는데 이미
비로 인하여 젖은 몸은 차갑고 더 많은 고통을 불러 온다. 너무 힘든 다리를 동행자가
주물러주고 있다. 온 몸이 이렇게 젖어도 일정은 그대로 진행된다. 옷도 갈아 입을 수
없다. '부디 날씨라도 좋아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머리에 계속 남는다...나무아미타불
하루 구간 순례자로 동행한 젊은 부부의 아이, 차 지나가는 소리를 따라 돌린 눈망울이
초롱하다. 이 아이들에게 물려 줄 좋은 미래를 위하여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수경스님,
문규현 신부님 두 분도 순례의 걸음을 걷는 것일 게다...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두 분의 옷이 젖어 있지만, 피로가 가득한 얼굴에도 비장한 결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후 5시 6일 오체투지 일정이 끝났다. 마지막 순서는 순례자 전체가 함께 맞절로 끝을
낸다. 서로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을 더불어 담는다... 일요일에는 일정이
없는데, 그 이유는 문규현 신부님의 미사집전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나무아미타불 ()
이 분들이 걸었던 길은 오르막을 걷자면 그냥 걷기도 어려운 길이다. 더군다나 그 길을
오체투지로 내려오려면 고통이 만만치 않다. 온 몸을 대기 위해 몸을 숙일 때도 조금만
힘이 빠지면 그대로 땅에 충돌해 버린다. 일어설 때에도 몸을 뒤틀지 않고서, 일서서기
때문에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한다. 경사가 심할수록 쉽게 지치고 힘이 드는 건 당연하다.
군데군데 1단 기어 사용을 권장하는 표지판과 브레이크 파열로 인한 사진이 붙어 있다.
경사가 20%라는 표지판이다. 20%경사라면 산악도로 중 가장 경사가 급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무리 험한 산도 20%이상 경사도로를 찾기는 쉽지 않다. 수경스님은
오늘 코스를 이동하며, 너무 앞으로 경사가 심해 힘이 들기도 하지만, 구토증세가 나는
것을 참기 어렵다고 하셨다...그러한 이유로 식사 양을 평소의 반 정도로 줄이셨지만,
내리막길이 계속해서 어려움을 주게 될 것 같다. 힘든 일정에 식사 양을 줄이는 것은
적인 문제를 가져오게 될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월요일에 두 분이 지나야 할 도로이다. 너무 가파른 길을 어떻게 내려올 수 있을까 하
생각이 들어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에 담았다. 무릎을 대고 팔꿈치를 대고 머리를 대
온 몸을 밀착시켜 우리의 땅을 이동하는 두 분의 모습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는가!
"촛불을 위해, 경쟁보다 연대를 위해, 의료 민영화를 막으려…"
순례단원이 순례길에서 하는 기도는 제각기 달랐다. 공통점이 있다면, 현 정부의 정책을 잘못됐다고 판단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소망한다는 점이었다.
두 성직자의 뒤에서 현수막을 든 20대 단원 네 명은 촛불 집회에서 만난 이들이었다. 매일 현장에서 마주치면서 친구된 이들은 오체투지 소식에 다니던 회사에 휴가를 내고 다 같이 합류했다고 했다. 이들은 두 성직자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맨발로 순례를 따라갔다.
그 중 한 명인 엄기웅(26) 씨는 순례단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이명박 대통령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 사회는 가짜 보수들이 보수를 지칭하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촛불 집회에 나선 사람을 빨갱이라고 하는 등 소통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의 고집으로 무리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라도 나서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 변화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체투지 순례에 참여함으로써 촛불 시위로 연행된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다"며 "꺼져가는 촛불이 오체투지 순례로 다시 한 번 피어오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리산에 사는 한 부부는 삼보일배를 하며 순례단을 따랐다. '어떻게 동참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이들 부부는 난감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되려 묻는다. "이유를 꼭 말로 해야 알겠나, 너무나 당연하지 않나."
이들은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어떤 이상한 사람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리사욕에 물든 집단들이 귀를 막고,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을 미국에서 자꾸 들여와서 먹이려 하지 않나"라며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국민을 경쟁의 나락에 떨어뜨리려고 하는 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마웅저 씨도 "절과 성당에 있어야 하는 스님과 신부님이 왜 이곳에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런 오체투지 같은 건 독재가 통제하는 국가에서나 하는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에서도 하는 것은 이 사회가 고민해야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성직자로서 동료 성직자들을 격려하러 온 전주 아름다운 교회 양용석(52) 목사는 "현재 호스피스로서 암기 말 환자를 돌보는 사역을 하고 있는데 이 정부가 시행하려고 하는 의료 민영화는 목숨을 걸고 막으려고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저질러 놓은 잘못에 엉뚱한 사람이 십자가를 지는 것 같아 너무 창피하다"고 덧붙였다.
오체투지 순례의 총괄을 맡고 있는 생태지평 명호 연구원은 "현재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사회적 위기에 봉착했다"며 "이 위기가 왜 발생했는지, 대처하는 우리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갈 것인지를 성찰하는 것이 이 순례의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참여하는 각각의 순례단원들이 각자의 순례 상을 찾아갈 것이고, 그 다양한 상이 이 순례를 완성시킬 것"이라며 "정답이 있어서 떠나는 게 아니라 길 속에서 그것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양한 상이 이 순례를 완성시킬 것"이라며 "정답이 있어서 떠나는 게 아니라 길 속에서 그것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혼을 맑은 물에 헹구는 기분"
한편, 등산객은 신기한 듯 발걸음을 멈추고 순례 행렬을 바라봤다. 이들은 대체로 두 성직자의 오체투지가 "숭고하다", "숙연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에서 온 최영순(50) 씨는 "저런 분들을 보니 영혼을 맑은 물에 헹구는 기분"이라며 "우리는 만물척도가 다 돈인 탁한 삶을 살고 있는데, 이분들의 오체투지를 보면서 경각심을 갖게 되고, 작은 일부터 자기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분들이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 안쓰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나충오(41) 씨는 "놀랐다"며 "세상에 이분들의 진심이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도 대구에서 학교 평준화를 위해 자전거 투어 등을 했지만, 사람들과 소통하기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런 정성은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주 한 교회의 장로라는 최주환(68) 씨는 "정말 훌륭한 일"이라며 "나도 장로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라는 게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장로라면 부자보다 소외되고, 고통 받는 어려운 사람 편이어야 하지 않나"라며 "예수님은 어려운 사람의 편이었는데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기독교 오해가 생기고 불교계와 사이만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어떤 이는 오체투지가 별 효과가 없어 보인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수원에서 온 이명자(52)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큰 잘못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까지 절을 하고 다녀야 하는가" 반문하며 "이런 방식으로 국민들 마음이 움직일지 미지수"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취재 지리산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