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31일째- 억장이 무너졌을 어머니를 위해
[오체투지순례] 40일차(10.13) - 억장이 무너졌을 어머니를 위해 기도합니다.- |
글쓴이 : 불교환경 날짜 : 08-10-14 10:20 조회 : 11 |
![]() - 억장이 무너졌을 어머니를 위해 기도합니다.- 국민을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정부와 정치인들. 그 한심한 모습에 억장이 무너졌을 어머니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민심 알기를 우습게 알고,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는 그들을 보면서 참 뭐라 말하기도 부끄럽습니다. 억정이 무너지는 어머니와 국민을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향한 기도 순례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련스러운 자벌레의 기도> 단 한 걸음을 기어왔습니다. 오직 한 걸음만을 생각하며 기어왔습니다. 지난 9월 4일 지리산 노고단을 출발한지 벌써 40일. 하루 종일 죽을힘을 다해도 4km 밖에 오지 못했노라 이야기 하였지만, 그 바보스럽고 미련스러운 걸음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느덧 되돌아보면 지나온 기도의 순례 길이 아득하고, 이제 앞으로 또다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야 할 길 역시 멀기만 합니다. 그렇게 대지를 부여잡고 나를 되돌아보는 기도의 시간들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한껏 낮추고 움츠린 몸을 대지에 뉘이고 어머니 땅을 부여잡아보지만, 이 땅에 살아온 은혜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아득하기만 합니다.
우리의 기도가 어찌 세상의 큰 은혜를 다 갚을 수 있겠으며, 억장이 무너지며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민심의 아픔을 다 헤아릴 수 있겠으며, 우리의 어리석은 마음을 다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가장 미련스럽고 바보스러운 이 기도가 우리를 되돌아보는 새로운 시간이고, 세상을 바꾸기보다 나 스스로를 바꾸려는 작은 기도이기에, 세상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자 하였던 당신을 향한 존경과 작은 위로의 기도이기에 우리의 순례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40일차의 기도 순례> ‘아. 가을 하늘이 높긴 높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의 하늘이었습니다. 순례단의 40일차 여정은 호남고속도로 익산 IC 출입구 부분에서 조촐하게 시작되었습니다. 40일에 이른 순례길이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의 경계 지역까지 왔다는 것을 도로 안내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순례길은 아침시간에 한가한 도로 갓길을 따라 순례가 시작되었지만, 익산 보석박물관과 왕궁저수지를 경유하면서 지금까지 순례 길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경유하였습니다. 2차선 차도에서 수많은 트럭과 자동차들이 줄지어 운행하고 차도는 비좁기만 하더군요.
하지만 도로 사정은 도로 사정이고, 길에서 자신을 찾고자 하는 순례자들은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과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는 순례에만 열심입니다. 어느덧 차도에서 느릿한 발걸음은 일상이 되었다지만, 굉음을 내며 달려와 사라지는 현대 문명의 이기라는 차량들은 여전히 낯설기만 합니다.
오늘 오전 순례는 순례단과 하루 참여자 2분이 함께 참여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익산 왕궁 저수지를 지나면서 오전 일정이 마무리 될 무렵 순례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 화계사신자들이 도착하였고, 영묘공원이라는 공동묘역의 작은 공원에서 주먹밥 점심식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나를 돌아보는 자벌레들의 행렬> 오후 순례는 자벌레들의 행렬이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이 앞장을 서고, 서울 화계사의 어머니들, 천주 평화동 성당의 어머니들이 한껏 몸을 움츠리고 아스팔트 차도를 기어갔습니다.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정치인들을 향해 소리치기보다, 한마디 말도 없이 조용히, 이 험한 세상을 만든 나를 되돌아보며 그동안의 삶과 행동을 반조하는 성찰의 긴 행렬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힘들기만 한 오체투지 순례로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히고, 잠깐의 휴식 시간마다 물을 구하고 아파오는 팔과 다리를 흔들지만, 마음은 평온하기만 합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님도, 화계사 어머니도, 하루 휴가를 내고 순례에 참여한 직장인도, 평화동 성당의 어머니도 그대로 대지에 몸을 귀의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로부터 평화와 평온을 찾고자 합니다.
보는 사람 하나 없어도, 들리는 소리 하나 없어도 그 울림과 소리는 계속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나를 향한 소리이기에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못난 정부와 정치인을 향해 외치기보다 그들을 만든 나 자신을 향한 소리 없는 외침입니다. 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먼저 내려놓고, 내 자신을 먼저 바로 세우려는 발걸음이기에 그 느릿한 한 걸음 한 걸음이 길게만 느껴집니다.
오늘 오후 순례는 시대의 아픔을 함께하며 나를 돌아보고자 하는 자벌레들의 긴 행렬이었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며 차량들의 교행에 따른 진행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무사히 여산 삼거리에 도착하여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오체투지순례단과 함께하는 시국미사> 하루 순례가 마무리 된 시간. 여산성당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진행으로 ‘오체투지순례단과 함께하는 시국미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사제단 차원의 행사였기에 대중적 홍보를 하지 않았으며, 순례에 참여한 평화동 성당 신자들이 함께하였습니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의 ‘오체투지를 수행하는 세분을 격려하는 뜻에서 미사를 봉헌 하겠다’는 사전 소개와 사제단의 입장으로 미사가 시작되었고, 곧이어 문규현 신부님의 ‘순례의 길을 떠나며’ 글이 낭독되었고, 김영식 신부의 ‘이곳 여산 성지는 1866년 병인년 24분의 순교자들이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곳입니다. 이 세상의 힘든 자들을 위해 몸을 낮추기를 청합니다. 세분을 밀어주고 끌어주기를 청합니다. 하느님 부처님께서 끌어주시리라 믿습니다’라는 인사말로 미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독서 및 화답송, 복음 환호송과 복음 이후 강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거리의 신부’라 불리우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온 문정현 신부님. 최근 뜻하지 않은 다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오늘 강론에서 사자후를 토했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은 “오체투지는 도대체 피부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노고단 정상에서 한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저렇게 해서 어떻게 가’ 라는 말을 듣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정말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광경입니다.”라며 오체투지 순례에 대해 안타까워했습니다. 순례에 자주 참여하여 동영상 기록을 만드시면서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고 피눈물이 나는 일이 이뿐이겠습니까! 처음 조계사 오체투지 수배자들, 서울역에서 고공투쟁을 하는 KTX 비정규직 노동자들, 100일이 넘도록 단식농성을 하는 기륭전자 노동자들 등 오체투지처럼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이렇게 오체투지는 민중의 삶과 결합되어 있습니다."라며 오체투지와 시대의 아픔을 함게 해석하셨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은 “고통 받고 억압 받는 만민을 위해 한 발작씩 나아간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분들의 순례는 그야말로 새롭게 생명을 태어나게 할 수 있는 기도행위입니다. 또 우리들의 뜻을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마음이 오체투지입니다. 그래도 더 몸을 던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예수님처럼 살겠다는 그런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라며 더욱 더 낮은 자세로 세상과 진리를 섬길 것을 주문하셨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은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마음을 담은 기도행위라는 생각으로 우리형제 자매들이 사순절에 십자가에 귀의하듯 많은 참여 바랍니다.”라는 말씀으로 강론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오늘 미사는 이후 봉헌성가와 영성체송, 성체성가 및 오체투지 영상 보기, 순례단의 지관 스님 말씀과 기도, 파견성가 등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광화문 광장에서 보석 같은 말로 수많은 민심을 헤아렸던 사자머리의 김인국 신부도 오늘 순례에 함께하였습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는 “길을 찾아가는 분들을 쫒아가는 중입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 평소 드러나지 않는 분들이 나서시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입니다. 아마도 이 길은 아닌데 하시고 참다운 길에 대해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순례자와 함께 부지런히 오체투지를 하던 김인국 신부는 “아스팔트 차도의 냄새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처음 느끼었다”면서, “서로 어울려 친하게 지내며 살아가는 것이 사람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정말 못되게 살고 있습니다. 좀 더 져 주는 연습을 많이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질 줄 아는 용기. 그것은 내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과 같습니다.
고세정(서울)님은 “경제 때문에 선택한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전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운하, 지금은 종교 편향 등의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며 우리 사회의 실상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또한 “성직자들은 나 하나 희생해서 한사람이라도 바르게 고칠 수 있다면 하겠다는 마음으로도 하시기 때문에 그 뜻을 함께 하고 싶어 왔다.”고 참여 동기를 밝히셨습니다.
고세정님은 이명박 정부와 관련하여 “제일 큰 문제는 신뢰입니다. 경제적 위기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국민들이 살리는 것입니다. 둘째, 이사회가 이념의 대결로 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 자유방임적 수단주의로 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 사람은 태어나면서 천부인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민 개개인의 역량과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할 일이다 ”며 현 정부의 문제점을 꼬집어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많은 신도들과 함께 참석한 화계사의 차 호법행(신도회장)님은 “모든 사람들이 반성하고 참되게 살게 하시려고, 위정자들에게 뜻이 잘 전달되게 하시려고, 또 수행자로서 당연히 하실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행하심에 존경스럽다.”고 하셨습니다. “불교에서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구도를 위한 수행도 어찌 보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길이란 남을 돕고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하십니다. 끝으로 “세세생생 부처님, 예수님과 같은 일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하시고 더욱 힘을 내시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 윤병일(서울) / 강정근(안성 미리내성지) / 이현성(전주) / 강은주(서울) / 수암 스님, 차호법행, 최무림 외 37명(화계사) / 고세정(Apec 산업전략연구원 소장)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김인국 신부. 김영식 신부 외 20여명 신부 / 김형근, 정대현 외 20(평화동 성당)의 신자들이 함께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 10월 14일(화) : 여산3거리 - 여산면 초입 교창3거리(종료) ● 10월 15일(수) : 여산면 초입 교창3거리(시작) - 여산면 마전R SK주유소(종료) ● 10월 16일(목) : 여산면 마전R SK주유소(시작) - 연무읍 농협 인근 SK주유소(종료) ● 10월 17일(금) : 연무읍 농협 인근 SK주유소(시작) - 은진면 연서리 방축교(종료) ● 10월 18일(토) : 은진면 연서리 방축교(시작) - 논산시 부당산4R 부영APT인근(종료) ● 10월 19일(일) : 휴식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전보근 신부, 유신(고산), 전교조 조합원 일동께서 후원 해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