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살림의 말과글/빗자루 산책

사발지몽 주요섭칼럼- 가을의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1

흰그늘 2008. 10. 29. 13:10

가을의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글로벌 경제/생태위기, 다시 전환의 기획을 생각한다1


                                                                                                                            주요섭


바람이 차가워지고 가을이 깊어갑니다.


‘가을의 시대’, 언젠가 어느 글에서 썼던 이야기인데, 한마디로 화려한 ‘성장(盛裝)의 시대’를 지나
꽃도 잎사귀도 떨구고 ‘씨알’ 오롯이 영그는 ‘열매의 시대’가 왔다는 말입니다.
(나고 자라고 쇠하고 사라지는, 어김없는 생장소멸의 생명순환 과정입니다.)


경제위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경제 때문에 잠시 잊었지만, 생태위기는 정말 치명적입니다.
'경제공황'은 정말 새발의 피가 될 생태재앙(환경/생물학적 재앙)으로 인한,
‘생명공황’이 정말 걱정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씨알의 시대

파국적 상황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태계와 경제체제,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의 대전환기라는 말입니다.
지금 지구문명사가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후천개벽도 같은 말입니다.
우주의 가을이 왔다는 말입니다.


성장의 시대에서 내면(영성, 지성, 감성)이 단단하게 아름다워지는 씨알의 시대로.
당연히 장경제는 부적절합니다. 소비와 생산의 축소는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대신 생태계를 복원하고 강퍅해진 영혼을 되살리고, 이웃과의 관계, 즉 공동체를 부활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깊게 공부하고 아름답게 자기실현하는 ‘자유로운 인간’으로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전환의 기획? 이게 큰 방향이겠지요. 세계관의 전환, 생활양식의 전환, 체제의 전환.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이미 세계는 대전환기에 들어섰습니다.

‘2MB와 아이들’은 변화하는 세계를 붙잡고 싶어 하지만,그것은 거꾸로 흐르는 강물처럼 역행,
역천(逆天)입니다. 이미 흘러간 유행가가 되어버린 ‘성장의 전설’에 사로잡힌 미숙아들 같습니다.


三少三美의 생활운동과 생명평화의 정치경제학


특별히 생명운동은 아마도 이미 펼쳐왔던 세계관 및 생활양식의 전환을 전면적인 사회적인 의제로 제기하면서, 체제의 전환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의 기준으로써 ‘3S운동’(Small, Slow, Soft, +Smart?)이나 ‘三少三美운동’(적게 벌고 적게 쓰고 적게 버리는 三少.

또한 아름답게 생각하고 아름답게 행동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三美)을 대중적으로 펼치거나,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고, 농업적 삶, 지역적 삶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예컨대 생계형 귀농이 예상되는 오늘, 단순히 일자리나 호구지책을 넘어 가을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해내야 하지 않을까요.


체제의 전환을 기획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미 이야기는 모아집니다.
녹색평론도 수유너머도 문화과학도 강수돌님이나 우석훈님도 모아집니다.

국가와 시장, 사이 혹은 너머의 시민사회, 공동체, 코뮌, 어소시에이션, 제3부문, 사회적 경제 등등.
<사회/공동체=호혜>의 전망속에 <국가=재분배>를 활용하고, 투전판 같은 <시장=교환>을 투명하게 만드는 비자본주의의 길.

혹은 관계성, 다양성, 순환성, 그리고 창조성이 실현되는 생명(질서)의 길.
교환과 재분배와 호혜가 기우뚱한 균형을 이루는 平和(균형과 조화)의 길.
표현이 다르고 생각의 경로가 다르지만, 방향은 하나인 듯합니다.

생명평화의 정치경제학.


예컨대 이런 것, ‘사회적 안전망’은 국가를 통해 만들어지지만,
사실상 ‘국가적 안전망’이긴 하지만, 공동체가 붕괴된 상황에서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안전망은
부재합니다.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적 안전망의 구축. 이런 것이 체제 전환의 기획일 듯합니다.
이것은 사회운동이면서 동시에 지방 수준의 정치가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재분배를 위해서는 중앙정치도 필요합니다. 시장도 유의해야 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출간된 어떤 책에 따르면, 북한의 극심한 식량위기를 완충시키는 것은 계획경제(배급체제)가 아니라, 지역마다 열리고 있는 (교환)시장이라고 합니다.

시장이 가장 탁월한 ‘경제적 자기조직화(자연경제)’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혜경제네트워크와 생명민회, 그리고 ...



그렇다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역에 내려가고, 농사지을 준비를 해야 할까요? 물론 아닙니다.

궁리(窮理) 중입니다.
‘삼소삼미운동’과 ‘호혜경제네트워크’, 그리고 ‘생명민회’를 열쇠말로.